연준 기준금리 연 3.75~4.00%로 0.25%p 인상 24시간 외환시장 첫 시험대… 금통위 10월 22일 결정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다.
같은 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9.2원 오른 1368.6원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8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잠정 집계 기준으로 하루 매도 규모로는 상당한 수준이다.
◆ 24개월 만의 긴축 전환, 금리차는 1.00%포인트로
이번 인상은 연준이 2024년 9월 금리를 내린 이후 24개월 만의 긴축 전환이다.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방향을 되돌린 조치로, 3년 만의 인상이기도 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00%다. 연준이 상단을 4.00%로 올리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기존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은행 분석을 보면 과거 금리차가 1.50~2.00%포인트까지 확대된 국면이 있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금리 인상 결정이 물가 목표치인 2%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물가 3.4%에 유가 100달러… 연준을 움직인 숫자들
미국 노동부 집계를 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올랐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4%,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 전월 대비 0.4% 뛰었다.
고용도 예상보다 강했다.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는 전월보다 16만2000명 늘어 시장 전망치 5만3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중동 분쟁이 격화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나란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지표가 쏟아지자 시장은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의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직전 주 58.4%에서 15일 91~92%까지 뛰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연 4.613%로 52주 최고치를 찍었고, 10년물 금리는 장중 5.04%까지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다.
◆ 24시간 외환시장, 미국 금리인상 첫 여파를 맞다
이번 국면이 과거와 다른 점은 외환시장의 구조다. 외환시는 지난 7월부터 거래시간이 기존 새벽 2시 마감에서 24시간 체제로 전면 확대됐다. 연준 결정 시점에 시장이 열려 있어, 야간 역외 영향이 개장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환율에 반영되는 첫 사례가 됐다.
거래는 이미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6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거래시간 연장 뒤 국내 현물환 일평균 거래량은 2019~2023년 평균보다 44.6% 늘었다. 연장 시간대 일평균 거래량은 22억2000만 달러로 전체의 약 18%를 차지했다.
정부는 등록외환거래기관에 전자외환거래와 경상거래를 허용해 참여 유동성을 넓혔다. 한국은행은 야간 외국 기관 간 결제를 위한 24시간 역외 원화결제망을 구축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1월 브리핑에서 원화 국제화의 첫걸음이며 야간 거래는 등록외환거래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간 유동성이 얇을 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시장에서 꾸준히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5일 공개한 분석을 보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순매입 상위 기간 야간 환율 상승 기여분은 월평균 12원이었다. 이는 주간 3원의 4배 수준이다.
◆ 금리인상 국면 26회 중 증시 17회 상승, 갈림길은 '물가형'
금리인상이 곧 증시 급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1971년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국면 26회 가운데 S&P500 지수는 17회(65.4%) 올랐다. 경기가 견조해 올린 국면에서는 12회가 상승이었다.
갈리는 쪽은 물가 대응형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인상 국면 13회 중 8회는 지수가 하락했고, 평균 수익률도 마이너스 1.1%였다. 2022~2023년 연준이 525bp를 올린 국면에서 코스피는 연간 25% 급락했다. 반대로 2004~2006년 425bp 인상기에는 글로벌 경기 호조와 수출 확대에 힘입어 코스피가 60.7% 올랐다.
16일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에도 기관 매수로 1.37% 오른 6717.97에 마감했다. 금리인상이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로 단기 반등이 가능하다는 시각과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맞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방송 대담에서 금리인상이 단기 심리를 위축시키더라도 물가와 환율이 안정되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인상은 잘못된 선택" 월가 비판도
연준 결정을 두고 월가 일부에서는 동결이 옳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직전 보고서에서 관세 영향과 데이터 왜곡이 걷힐 때까지 현행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시적 변수에 반응한 인상이 경기 둔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대응도 시험대에 올랐다. 재정·금융당국은 연준 결정 직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체계를 가동한다. 기획재정부는 2년 전인 2024년 5월 회의에서 과도한 시장 변동에는 과감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18일에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가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금융안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10월 22일에 연다. 그 사이 30일 미국 경제분석국이 8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를 공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