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작품 84건 216점 전시
호암미술관 전시보다 출품작 늘어
경교명승첩 등 전면 최초 공개
대구경북 배경 작품 특별코너도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겸재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관람객들에게도, 연구자들에게도 정말 신선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
대구간송미술관이 겸재 정선 탄신 350주년을 맞아 특별전 '겸재 정선-조선의 눈으로 조선을 그리다'를 연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두 재단의 소장품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개인 소장가들의 겸재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다.
이번 전시는 국보 1건 1점, 보물 7건 71점 등을 포함해 총 84건 216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4월 호암미술관에서 열렸던 '겸재 정선전'보다 출품작 수가 50여 점 가량 늘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4개 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했는데, 단일 전시로는 개관 이후 최대 규모의 전시다.
또한 '경교명승첩'(보물), '해악전신첩'(보물) 등에 수록된 회화 전면을 최초 공개하며, 호암미술관 전시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공도시품첩'(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겸재정선화첩'(왜관수도원 소장), 대구를 배경으로 그린 '달성원조도' 등도 함께 소개된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허용 대구간송미술관 학예총괄은 "겸재의 작품만으로 216점을 모아 소개하는 것은 국내 전시 역사상 최초이자 역대 최대 규모"라며 "겸재의 예술세계를 현 시점에서 집대성하고 완결하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겸재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연구해온 기관이기에 실현될 수 있었다. 1971년 보화각(현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진행했던 첫 전시의 주인공 역시 겸재였다.
겸재 정선(1676-1759)은 '진경산수'를 창안해 산수를 고유의 화법으로 표현한 조선의 대가다. 한양 장동(현 서울 효자동·청운동 일대)의 가난한 양반집에 태어나 84세로 생을 마칠 때까지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명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겸재의 삶과 교유관계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전시의 첫머리를 금강산 그림보다 겸재의 고향 풍경, 그의 생활이 담긴 '경교명승첩'으로 장식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자화상 등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그림들로 전시가 시작된다.
전시는 ▷진경산수Ⅰ 한양과 한강 ▷진경산수Ⅱ 지역명승 ▷고사인물화와 화조영모화 ▷진경산수Ⅲ. 금강산과 관동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인간 겸재'를 소개하는 1부에서는 '청풍계'를 2전시실에서 단독으로 마주할 수 있다. 겸재가 사회적·예술적 기반을 잡고 훗날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했던 '장동 김문(안동 김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림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2부에서는 대구경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모은 특별코너 '영남 진경도'가 눈에 띈다. 겸재가 하양(경북 경산)과 청하(경북 포항)에서 현감으로 지내던 시절 그린 작품들이다. 경산쪽에서 대구를 바라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달성원조도'를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 포항 '내연산삼용추', 울진 '성류굴', 성주 '쌍도정'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3부는 중국의 고사나 시를 소재로 한 고사인물화, 생동감 넘치는 화조영모화들을 소개하며, 4부는 '금강전도'(국보), '풍악내산총람'(보물) 등 겸재를 대표하는 금강산 그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36세에 그린 '신묘년풍악도첩'(보물)과 72세에 그린 '해악전신첩'(보물) 등을 통해서는 초년기와 노년기의 겸재 그림을 비교해볼 수 있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은 "K-컬처에 대한 관심으로 대중문화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 전반이 주목받는 지금, 고유의 방식과 철학으로 우리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담아낸 겸재의 작품은 오늘날 우리 문화를 바라보는 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번 특별전이 한국 문화의 독자성과 보편성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고,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술관은 특별전 기간 중 ▷간송예술강좌 ▷초·중등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 ▷전시 해설 프로그램 ▷밤의 미술관 ▷박석마당 영화제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시는 16일부터 12월 27일까지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성인 1만4천원, 어린이·청소년 7천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