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8일 기자회견 예정, 성적표(지지율 조사 결과) 받아들고서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이번엔 대학 입시 현장에서 불거진 '공정' 논란까지 민심 변수로 추가됐다.
지난 11일 오후 5시 50분쯤 대입 수시 원서접수 대행업체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이 마감 직전 먹통이 됐다. 접수는 1시간 연장됐고, 교육부는 피해 수험생이 최대 1천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16일까지 구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대학의 최종 경쟁률이 이미 공개된 뒤 추가 접수가 가능해지면서 제시간에 원서를 낸 학생들과의 형평성 논란까지 번졌다는 점이다. 이같은 간접 피해 사례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파악된 1천200여명을 넘어설 수 있다.
고3 수험생 가운데 일부는 이미 선거권을 가진 만 18세이고, 이들의 학부모 역시 기존 유권자라는 점에서 입시 현장의 분노가 '유효한', 즉 차기 선거에서 표심을 행사할 실질적 정치 민심 및 대통령 지지율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동훈·나경원 "학부모 원성 직접 들었다"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은 15일 부산 북구의 수험생 학부모에게 직접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받았다며 "교육부 조치가 또 다른 불공정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쟁률을 모른 채 미리 원서를 낸 학생들이 오히려 피해자가 됐다는 주장이다.
같은날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지역 학부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성이 컸다고 전하며, 시스템 장애로 제때 지원하지 못한 학생과 정상적으로 먼저 지원한 학생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두 정치인이 공통적으로 '학부모의 원성'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대입 문제는 수험생 한 명에서 끝나지 않고 부모 등 가족 전체의 이해관계와 감정으로 번지기 쉬운 사안이기 때문이다.
◆15일 김승원, 16일 강신철…연달아 청문대 오른 '인사 리스크'
공교롭게도 인사청문 정국이 같은 시기에 집중된다.
15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신약 로비·가족 관련 의혹 등을 놓고 거센 검증을 받았다. 청문회가 끝나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향후 야당의 반발 속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지 여부가 남는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대에 오른다. 철거민 특별공급 의혹에 더해 장남이 이모·이모부로부터 7억1천550만원을 빌려 분당 상가를 매입한 경위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기존의 부동산·호르무즈 파병, 사퇴한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인사 논란도 사라진 게 아니다.
◆외교 프레임서 다시 국내 민심으로…18일 갤럽 숫자는?
실은 지난주 프랑스 국빈 방문에 이어 이번 주에도 서울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외교 일정을 이어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행보는 한동안 국내의 인사·부동산 등 불편한 현안보다 외교 프레임 안에 머무는 모습이었다.
결과적으로 국내 악재에서 한발 비켜선 듯한 효과도 있었지만, 이번 주에는 수시 원서 먹통과 연쇄 인사청문회가 겹치며 다시 국내 민심의 정면으로 끌려나오는 모양새다.
직전 한국갤럽 9월 2주차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인 38%였고,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부동산 정책 24%, 인사 16%가 상위에 올랐다.
(한국갤럽 9월 2주차 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접촉률은 46.7%, 응답률은 9.4%로 총 1만622명과 통화해 1천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은 통상 화~목요일 사흘 동안 조사해 금요일 오전 공개한다. 정례 일정대로라면 이번 조사는 15~17일 진행돼 18일 결과가 나온다.
수시 원서 접수 사태 하나가 지지율을 끌어내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승원 청문회→대입 공정성 논란 지속→강신철 청문회가 조사기간에 차례로 겹친다. 이미 낮아진 지지율에 새로운 악재가 얼마나 추가로 얹힐지 18일 숫자가 보여줄 대목이다.
관심은 하락세가 또 이어질지, 더 나아가 20%대 진입 가능성까지 현실화할지에 쏠린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주 16일까지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17일 하루 쉰 뒤 18일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인데, 성적표(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들고 임하는 맥락이다.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치고 지금 민심을 '바닥'으로 삼아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일 대통령 기자회견이 비판 여론을 좀체 완화하지 못한다면, 김승원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철회라는 강수도 그 다음 스텝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수시 먹통' 사안에 대한 교육부 측 대책 마련의 디테일도 곁들여 짚을 필요가 생긴다.
◆부동산과 입시, 한국 민심의 '역린'
한국 정치에서 부동산과 교육, 특히 대입 문제는 다른 정책 실패와는 차원이 다른 폭발력을 가진다.
부동산은 한 가정이 수십년 동안 축적한 자산과 주거 안정에, 입시는 자녀의 미래와 계층 이동 가능성에 직접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해당사자도 집을 가진 사람이나 수험생에 그치지 않는다. 무주택자·전월세 가구부터 수험생 부모와 조부모까지 사실상 가족 단위로 파장이 번진다.
더욱이 두 분야 모두 결과뿐 아니라 '공정한 규칙'에 대한 민감도가 유독 높다. 집값 정책에서 누구는 이익을 보고 누구는 뒤처졌다는 인식, 입시에서 누구는 경쟁률을 미리 알고 지원했다는 의심만 생겨도 정책 실패를 넘어 '왜 나만 손해를 봐야 하느냐'는 박탈감으로 번지기 쉽다.
부동산과 입시 문제는 한국 사회에선 누구나 자신의 문제로 대입하기 쉬운 '민심의 역린'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