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웃었는데 개미는 팔았다…美 지수·파킹형으로 자금 이동

입력 2026-09-15 1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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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순매수 상위 美 대표지수 ETF 집중…국내 반도체는 줄줄이 매도
커버드콜·인버스 ETF로 자금 이동…파킹형 ETF에도 1조 넘게 유입
예탁금 107조 원으로 급증…신용잔고 줄며 투자자 관망심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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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한 달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국내 주식형 ETF를 대거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대표지수 ETF와 커버드콜·인버스 ETF 등에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추격하기보다 위험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TIGER 미국S&P500으로, 순매수 규모가 5882억 원에 달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3352억 원), KODEX 미국S&P500(3259억 원), TIGER 미국나스닥100(2403억 원) 등도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대표지수 ETF에 상당한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ETF에는 KODEX 200이 4180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1270억 원),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588억 원), KODEX 반도체(-433억 원), TIGER 반도체TOP10(-423억 원) 등 국내 증시와 반도체주 반등에 베팅할 수 있는 대표적 상품들이 순위권에 올랐다.

최근 수익률만 놓고 보면 개인의 매매 방향은 다소 의외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미국 증시 상품 수익률이 대체로 저조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대표지수 ETF에 대한 매수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한 달간 TIGER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S&P500 수익률은 각각 -6.36%, -6.51%로 집계됐다. 반면 KODEX 200 수익률은 10.31%, KODEX 레버리지는 18.81%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를 추종하는 ETF의 성과가 미국 대표지수 ETF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단기 수익률보다 미국 증시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반도체 중심의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른 뒤 추가 상승 여력을 놓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도주를 계속 추격하기보다는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분산된 투자를 이어가려는 수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도 단순히 지수 상승을 추종하는 상품보다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개인은 지난 한 달간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를 2020억 원 순매수한 데 이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1862억 원), TIGER배당커버드콜액티브(1672억 원) 등을 순매수 상위권에 올렸다. 지수 상승에만 기대기보다 하락 위험을 일부 낮추면서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금을 분산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자 아예 투자 시점을 늦추고 대기자금을 단기 금융상품에 넣어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주요 파킹형 ETF 5종에는 총 1조4899억 원이 유입됐다. TIGER 머니마켓액티브에 5523억 원이 들어왔고 RISE 머니마켓액티브(3633억 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3125억 원),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1696억 원), KODEX 머니마켓액티브(922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파킹형 ETF는 투자처를 결정하지 못한 자금을 단기 채권이나 금융상품 등에 넣어두고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주식을 매도한 뒤 현금을 그대로 두는 대신 증권 계좌 안에서 단기 수익을 얻으면서 다음 투자 기회를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식시장 방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는 증시 주변 자금에서도 나타난다. 투자자예탁금은 크게 늘어난 반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7조560억 원으로 집계, 약 일주일 만에 13조5060억 원 증가했다. 한때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던 예탁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2649억 원으로 1조3309억 원 감소했다.

한 자산운용사 ETF 관계자는 "증시에 투입할 수 있는 대기자금은 늘었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 수요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며 "최근 개인들이 국내 지수형 ETF를 줄이고 미국 대표지수와 커버드콜·인버스 ETF로 자금을 분산하는 동시에 머니마켓 등 파킹형 ETF에도 자금을 넣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ETF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반등했다고 해서 개인투자자들이 상승세를 그대로 추종하기보다, 투자처를 분산하거나 현금을 확보하며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