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속도조절 촉구에 샘 올트먼·머스크 공감…AI 투자 둔화 우려 확산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7.60% 급락한 176.63달러에 마감했다. AI 업계 수장들이 잇달아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반도체주 전반이 무너진 결과다.
이날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5.9% 하락했다. 마이크론(-5.25%), 인텔(-5.59%), SK하이닉스 ADR(-7.6%)도 낙폭이 컸다. 반도체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7.32%),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8.29%)·ASML(-7.25%) 등도 큰 낙폭을 보였다.
엔비디아가 3% 넘게 밀렸고 브로드컴과 AMD는 각각 4.8%, 5.6% 떨어졌다. 반도체주 약세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46.62포인트(0.56%) 내린 2만6186.41에 장을 마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의 안전 위험을 이유로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xAI CEO 등이 이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AI 투자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아모데이 CEO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AI 업계 전체가 첨단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AI가 스스로 차세대 모델 개발을 보조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지금 개발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6~12개월 안에 파국적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다리오의 말처럼 우리는 발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며 "독립적인 외부 평가자를 두자는 것은 훌륭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도 엑스(X)에 "다리오의 말이 맞다"고 썼다. 올트먼은 AI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올해 오픈AI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시장이 특히 경계한 것은 AI 설비투자 둔화 가능성이었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부터 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고대역폭메모리(HBM)까지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다. AI 개발 속도가 느려지면 이 수요 사슬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세로 이어졌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5.014%까지 치솟으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개발 속도조절론과 함께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높은 장기금리는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춰 밸류에이션이 높은 AI·반도체주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모데이 CEO는 AI 개발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위험 예방 조치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테스트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도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약 90%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이 발표되는 16일이 반도체주 향방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