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SFTS 환자 1013명 중 441명이 가을철 발생 4시간 내 덧바르면 발진…자외선차단제 먼저 바른 뒤 도포
지난해 4월 전북 남원에서 80대 여성이 밭일을 하고 돌아온 뒤 발열과 구토에 시달렸다. 진단명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FTS로 그해 전국 첫 확진이었다. 같은 병으로 울산의 70대 남성은 텃밭 농작업 뒤 38도 발열과 근육통으로 입원했다. 경북의 70대 여성도 풀 베기 작업 후 몸살 끝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야외에서 풀을 만진 고령자'다. 벌초와 성묘가 몰리는 추석 연휴가 바로 그 조건과 겹친다. 모기 진드기 기피제를 챙기는 집이 늘었지만, 성분별 사용 연령과 도포 순서를 모르고 쓰면 예방은커녕 피부 발진을 부른다.
◆ 최근 5년 SFTS 환자 1013명 중 43.5%가 9~11월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2021~2025년 전국 SFTS 환자 1013명 가운데 43.5%인 441명이 9~11월에 나왔다. 절반 가까이가 석 달 안에 몰린 셈이다. 농작업에 벌초·성묘·등산이 겹치는 시기에 환자가 집중된다는 뜻이다.
치명률이 문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환자는 2천345명, 이 중 422명이 숨져 치명률은 18%대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증상에 맞춘 대증 치료에 의존한다.
고령층 쏠림도 뚜렷하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81.8%인 229명이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1~8월 검사한 양성 12명 중에서도 75%인 9명이 50대 이상이었다. 벌초와 성묘를 도맡는 연령대가 곧 고위험군이다.
◆ 채집 진드기 97.3%가 SFTS 매개종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의 참진드기 밀도 감시 결과 야생 참진드기는 3만6천75개체가 채집됐다. 이 가운데 97.3%가 SFTS를 옮기는 작은소피참진드기였다. 국내 들판에서 만나는 진드기 대부분이 매개종이라는 의미다.
지역별 누적 환자는 경기 344명, 강원 290명, 경북 279명, 경남 193명 순이다. 산림과 농경지가 인접한 도 단위에서 고르게 나온다. 지난해 한 해만 놓고 보면 경북이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2명, 강원 31명이 뒤를 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첫 환자 발생 당시 "SFTS 환자는 주로 4~11월 야외활동에서 발생한다"며 "긴 옷 착용과 기피제 사용 등 예방수칙 준수가 최선"이라고 밝혔다.
◆ DEET 10% 넘으면 12세 이상, 이카리딘은 6개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기피제 안전사용 정보에 따르면 성분마다 허용 연령이 다르다. 디에틸톨루아미드 DEET는 함량 10% 이하 제품은 생후 6개월 이상, 10% 초과 30% 이하 제품은 만 12세 이상만 쓸 수 있다. 6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함량과 무관하게 쓸 수 없다.
이카리딘도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쓰지 않는다. 파라멘탄-3,8-디올 PMD 성분은 만 4세 이상부터 허용되며 알레르기 유발에 주의해야 한다. IR3535 성분은 6개월 미만 영아에게 쓸 경우 의사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성분은 옷과 장비도 가린다. DEET는 고농도에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를 손상시킬 수 있다. IR3535도 합성섬유 손상 우려가 있어 등산복이나 배낭에 뿌릴 때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의약외품 표준제조기준을 고쳐 DEET 성분 제품이 진드기 기피 효능을 신고만으로 표시할 수 있게 했다. 허가 절차가 신고로 완화되면서 모기용으로만 알려졌던 성분이 진드기 대응 제품으로 넓어졌다.
◆ 4시간 안에 덧바르면 발진…자외선차단제부터 바른다
기피제 효과는 한 번 바르면 4~5시간 유지된다. 식약처는 과민반응을 막기 위해 4시간 안에 다시 바르는 것을 피하라고 안내한다. 짧은 간격의 중복 도포는 피부 발진 위험을 키운다.
바르는 순서도 있다.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쓸 때는 차단제를 먼저 바르고 흡수시킨 뒤, 노출된 피부에 기피제를 덧바른다. 순서가 뒤바뀌면 기피 효과가 떨어진다.
상처나 눈·입 주변, 자극이 있는 피부에는 바르지 않는다. 전신에 두껍게 바르면 흡수율이 높아져 접촉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로 이어질 수 있다. 차 안이나 텐트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다량 분사하면 호흡기를 자극한다.
◆ 팔찌·스티커형은 허가 0건…'천연 기피제' 광고 25건 적발
식약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기피제 중 팔찌형이나 스티커형 제품은 한 건도 없다. 시중에 도는 팔찌·스티커·천연 아로마 밴드는 공산품이어서 기피 효능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허위·과대광고도 적발됐다.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공산품을 '천연 진드기 기피제', '식약처 허가' 등으로 광고해 판 온라인 사례 25건이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제품 용기·포장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기피제 자체를 맹신해서도 안 된다. 기피제는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가 아니라 접근을 막는 제품이다.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은 긴 옷과 돗자리 같은 물리적 차단을 반드시 병행하라고 권고한다.
◆ 옷은 바로 세탁, 샤워 필수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야외 활동 시 긴소매와 긴바지, 장갑, 양말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어 "야외활동 후에는 옷을 바로 세탁하고 샤워를 해야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을철에는 농작업뿐 아니라 벌초와 성묘, 등산으로 진드기 노출 기회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야외활동 뒤 2주 안에 고열과 구토, 설사 증세가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야외활동 이력을 알려야 한다. SFTS는 치료제가 없어 조기 발견과 대증 치료가 관건이다.
올해 추석 연휴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이다. 25일이 추석 당일이며, 26일 토요일에 따른 월요일 대체공휴일은 적용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은 9월부터 11월까지를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집중 감시 및 예방 홍보 기간으로 운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