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죽 쑤는데 엔터株만 '들썩'…공연·MD 업고 반등 시동

입력 2026-09-14 1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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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K콘텐츠 1.36%↓…코스피 5.29% 상승과 대조
엔터 ETF 5종 중 4종 상승…낙폭 과대에 매수세 유입
월드투어·MD 확대·저연차 IP 성장에 실적 기대감↑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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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반도체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동안 소외됐던 엔터테인먼트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상반기 가파른 주가 조정에 따른 가격 매력이 부각된 데다 월드투어와 상품(MD) 판매 확대, 저연차 아티스트 성장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K콘텐츠' 지수는 최근 1주일(3~11일) 동안 1.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5.29%, 2.07%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 증시 주도 업종으로 투자금이 몰리면서 K콘텐츠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엔터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에스엠은 13.06% 급등해 K콘텐츠 지수 구성 종목 10개 가운데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도 8.50% 뛰어 4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JYP Ent.도 1.81% 상승했다. 엔터 4사 중 하이브만 1.54% 하락했다.

엔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최근 7거래일 동안 한국투자신ㅌ낙운용의 'ACE KPOP포커스'는 5.67% 상승했으며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 K-POP&미디어(3.62%)' ▲KB자산운용 'RISE K엔터&여행레저(1.27%)'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디어컨텐츠(1.14%)'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엔터주의 반등 배경으로는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매력이 꼽힌다. 올해 엔터주는 실적 자체의 훼손보다는 증시 주도 업종 변화와 대형 모멘텀 부재 등의 영향으로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주가가 역사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하면서 저가 매수와 숏커버링 등 수급이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최근 에스엠과 YG의 강세에 대해 실적 추정치를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만한 요인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숏커버링 등 수급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NCT 127의 견조한 코어 팬덤, 스트레이키즈의 투어 확대, 베이비몬스터의 유튜브 트래픽 호조 등 개별 아티스트를 둘러싼 뉴스 흐름은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단기적인 수급 개선뿐 아니라 공연과 MD를 중심으로 한 실적 성장 기대도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LS증권은 올해 국내 엔터 4사의 합산 오프라인 공연 모객 수가 1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MD 판매 채널도 확대되면서 아티스트 IP를 음반·음원뿐 아니라 공연과 상품으로 수익화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하반기에는 주요 아티스트의 대형 공연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BTS는 북미 스타디움 투어 이후 중남미와 아시아 등으로 공연 지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빅뱅은 지난달 고양 공연을 시작으로 9년 만의 월드투어에 돌입했다. 스트레이키즈 역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과 'Rock in Rio' 등 대형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캣츠아이와 르세라핌 등 저연차 IP의 투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신규 IP의 수익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 투자 포인트다. 이나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엔터 4사의 합산 매출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하단에 머물러 있다"며 현재 주가 부진을 이익 감소보다 '멀티플 훼손'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특히 5세대 IP는 첫 단독 콘서트와 서구권 공연 진입까지 걸리는 기간이 이전 세대보다 크게 단축돼 다수의 저연차 IP가 이익에 기여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K팝 활용 확대 역시 새로운 수익원으로 꼽힌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랫폼은 기존 스트리밍 중심의 구독 모델을 넘어 뮤직비디오 선공개와 라이브, 팟캐스트, MD 등 슈퍼팬을 겨냥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팬덤 충성도가 높은 K팝의 특성상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엔터사 모두 추가적인 수익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엔터주 전반의 추세적인 상승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도 에스엠과 YG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돈 반면 JYP의 상승폭은 제한됐고 하이브는 오히려 하락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결국 월드투어 모객과 MD 판매, 저연차 IP 성장 등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역사적 수준의 디레이팅이 지속되고 있어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은 유지한다"면서도 "BTS 공연 규모 발표, 스트레이키즈 투어 추가 회차, 저연차 IP 성장 등 향후 이벤트와 핵심 지표에 따른 선별적인 매매 전략을 마련하며 산업에 접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