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영일만에 모인 9천명…'2026 포항 2차전지 마라톤' 성료

입력 2026-09-13 15:19:27 수정 2026-09-13 15: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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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참가 규모 확대…하프 참가자만 3천명 달해

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앞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 시상식에서 하프코스 남자부 1위 박현준 씨가 수상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2026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가 13일 포항운하관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10km코스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하프코스와 10㎞, 5㎞ 등 3개 부문에 약 9천 명이 참가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3일 오전 7시쯤 영일만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닷바람 사이로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일원에 형형색색의 러닝복을 차려입은 마라토너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형산강 물길을 따라 가볍게 조깅을 하며 근육을 풀거나 주로를 꼼꼼히 확인하는 이들의 얼굴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국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은 포항운하의 잔잔한 물결과 영일만 바다를 배경으로 저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인증 사진을 남겼고, 가을 초입의 해안 도로는 순식간에 활력 넘치는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찼다.

◆9천여명 대회 참가…명품 해안 마라톤 대회로 발돋움

이날 매일신문사가 주최하고 포항시육상연맹이 주관한 '2026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가 포항운하관과 영일만 해안 도로 일원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지난해 1회 대회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올해는 하프코스 3천명, 10㎞ 3천명, 5㎞ 3천명 등 전국 마라톤 동호인과 가족, 시민 등 9천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8천여 명과 비교해 참가 규모가 늘어났으며, 특히 중장거리인 하프코스 참가자가 지난해 2천여 명에서 올해 3천명으로 크게 늘어 전국 각지의 실력파 러너들이 대거 집결하는 명품 해안 마라톤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대회는 지난해 송도해수욕장 일원에서 치러졌던 것과 달리, 도심과 바다가 교차하는 포항운하관으로 출발지를 옮겨 동선과 코스 편의성을 높였다. 출발 카운트다운과 함께 쏟아져 나온 러너들의 힘찬 함성은 영일만 앞바다를 흔들었고, 거대한 오색 물결이 해안선을 따라 장관을 연출했다. 포항운하관에서 출발해 영일대해수욕장을 거쳐 2차전지 산단 길목인 여남항 일원까지 달린 이번 코스는 동해안의 빼어난 해안 풍광을 조망하는 동시에 포항 산업 현장의 역동성을 두 눈으로 체감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역 사회와 정관계 인사들도 출발선에 함께 서서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이동관 매일신문사장은 "영일만의 푸른 바다와 미래 첨단산업 현장을 벗 삼아 달리는 이번 레이스가 여러분의 삶에 새로운 활력이 되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레이스를 마치는 순간까지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한 분도 부상 없이 건강하게 완주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포항을 찾아주신 9천여 마라토너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한국의 미래를 이끄는 글로벌 2차전지 중심도시 포항의 힘찬 숨결과 활력을 마음껏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축하를 전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김정재 국회의원(국민의힘·포항북구)은 "가을 초입에 영일만 해안 길을 달리는 러너들의 뜨거운 열정이 2차전지 도시 포항의 도약에 큰 에너지가 되고 있다"며 건승을 기원했고, 이상휘 국회의원(국민의힘·포항남구울릉)은 "바다와 첨단 산업이 공존하는 포항의 매력을 만끽하고, 스포츠로 온 세대가 화합하는 뜻깊은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 시장과 김·이 의원 등 내빈들은 개회식 직후 러너들과 나란히 주로에 올라 직접 코스를 달리며 호흡을 맞췄다.

◆하프코스 우승 남자부 박현준 씨, 여자부 정순연 씨

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앞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 시상식에서 하프코스 여자부 1위 정순연 씨가 수상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앞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 시상식에서 하프코스 남자부 1위 박현준 씨가 수상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초가을 늦더위와 해안 맞바람 속에서도 치열한 레이스가 이어진 가운데, 대회 최고 종목인 하프코스 남자부에서는 대구 지역 러닝 크루 '피비랩' 소속의 박현준(42·대구) 씨가 건타임 1시간 13분 25초의 뛰어난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2019년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박 씨는 "포항 2차전지 마라톤대회에는 이번에 처음 출전했는데 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는 코스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며 "초가을 날씨가 다소 덥게 느껴졌지만 크루원들과 함께 다진 페이스를 잃지 않고 끝까지 달려 첫 출전에 우승을 차지해 무척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3일 오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일원에서 열린
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앞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 시상식에서 하프코스 여자부 1위 정순연 씨가 수상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하프코스 여자부 정상은 20년 구력의 베테랑 러너 정순연(53·대구) 씨가 건타임 1시간 25분 54초를 기록하며 차지했다. 정 씨는 "영일만의 해안 도로를 달리는 내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면서도 "바닷바람 탓에 갈 때는 뒷바람, 돌아올 때는 맞바람이 불고 기온도 올라 쉽지 않았지만, 주로 곳곳에서 보내주신 포항 시민들의 따뜻한 응원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 씨는 러닝메이트 크루 소속이다.

종목별 입상자들의 레이스도 빛났다. 하프코스 남자부에서는 박민혁 씨가 2위, 김기원 씨가 3위에 올랐으며, 여자부에서는 이선화 씨와 임은혜 씨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10㎞ 코스 남자부는 김세현 씨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배병찬 씨와 배진우 씨가 2,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0㎞ 여자부는 정혜진 씨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전수진 씨가 2위, 김민애 씨가 3위에 올랐다. 5㎞ 코스 남자부는 강진규 씨가 정상에 올랐으며 김상준 씨와 하동현 씨가 뒤를 이었다. 5㎞ 여자부는 이남경 씨가 1위를 차지했고 권보경 씨와 서동희 씨가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3일 오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운하관 일원에서 열린 '2026 포항 2차전지 전국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포항대학교 물리치료과 부스에서 스포츠 테이핑을 받고 있다. 이날 부스는 출발 전 테이핑 처치를 받으려는 러너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며 큰 인기를 모았다. 배형욱 기자

이번 대회는 단순한 체육 행사를 넘어 포항이 전통 철강도시에서 한국 대표 2차전지 첨단산업 거점으로 확고히 도약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포항시·포항시의회·포항2차전지산업기업협의회가 후원하고 포항대학교를 비롯해 포항남·북부경찰서, 포항남·북부소방서, 포항송도상가번영회 등 지역 유관기관과 자원봉사자 200여 명이 코스 교통통제와 의무 지원에 힘을 보태며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는 대회를 만들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완주자 전원에게는 2차전지 중심도시 포항의 비전을 담은 완주 메달과 기념품이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