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넘어 온라인 도박까지… 커지는 청소년 미디어 중독 우려
"공부할 때 스마트기기 쓰는데" 부모도 통제 방법 막막
"사태 파악 우선, 무작정 막는 것 능사 아냐"
"핸드폰만 보느라 밥도 거르고, 문을 닫고 대화도 안해요."
디지털기기에 침식된 생활 속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의 고민을 듣고 해법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녀의 도박, 스마트폰 중독 등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올바른 통제 방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11일 대구시는 대구정책연구원에서 '디지털 AI시대, 부모의 역할과 건강한 자녀양육'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부모가 자녀의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스마트폰 과의존 및 도박 문제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전문가들은 미디어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전옥순 대구시 지능정보화담당관은 "편리한 디지털 혜택을 누리지만, 불법 온라인 도박과 딥페이크 등 새로운 위협도 다가오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들은 무분별한 중독 환경에 노출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므로, 가정과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자녀 양육의 전문가로 꼽히는 최민준 자라다남아미술연구소장이 참가자들의 고민을 직접 들었다. 참석한 학부모와 시민 등 약 150명은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자녀에 대한 걱정을 풀어놓았다.
13살 아들을 키우는 A씨는 자녀가 문을 잠근 채 핸드폰을 사용한다고 우려했다. A씨는 "화장실 문을 잠근 뒤 2~3시간을 홀로 보낸다. 분명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키즈폰'을 줬는데,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 나오질 않는다"며 "핸드폰을 보느라 밥을 먹지도 않아서, 떠먹여 주기도 했다"고 했다.
최민준 소장은 "먼저 어떤 콘텐츠에 중독돼 있는지 사태 파악이 우선이다"며 "키즈폰이라 해도, 우회해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게임 중독이 도박 중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민준 소장은 "'게임은 괜찮은데, 현금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지 말라'는 부모의 말도 위험하다"며 "게임은 영리적 목적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게임에 빠지게 되면 돈 없이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도박 중독 사례가 적지만, 이미 아이들의 50% 이상이 도박 사이트의 광고를 접한 적이 있는 상황이다"며 "부족한 게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도박에 손을 댈 수도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공교육이 이뤄지는 만큼, 미디어 통제가 어렵다는 고민도 이어졌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한 어머니는 "공부를 하기 위해 태블릿을 이용하니, 핸드폰을 이용하지 못하는 게 의미가 없다"며 "어디까지 통제해야 하는 건지 아이도, 부모도 헷갈리는 지경이다"고 했다.
최민준 소장은 미디어 노출을 무작정 중단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독 요소를 하지 않을 때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거나, 갈등이 있는 경우에 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아이가 자존감을 지키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또 '사춘기'라는 성장 단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춘기는 아이가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단계다. 부모들도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아이를 통제해야 한다"며 "부모는 통제 주체가 아니고, 아이와 함께 정한 규칙을 제 3자가 고지한다는 식으로 대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