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독서의 달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연간 독서량은 감소했다. 2023년 19세 이상 성인의 연간 독서량이 3.9권이었던 데 비해 2025년에는 2.4권으로 줄었고 초·중·고 학생의 독서량 역시 36권에서 31.5권으로 감소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시대에 독서량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할 만하다.
그러나 독서 문화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독서율이란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1년에 한 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데 20대의 독서율은 2023년 74.5%에서 2025년 75.3%로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여기에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텍스트 힙'(Text hip)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 텍스트 힙, 즉 텍스트를 읽고 소비하는 행위를 세련된 취향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도서관을 방문하거나 책을 바꿔 읽는 교환 독서 활동이 독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청년의 독서 목적이 변하고 있음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시험을 준비하거나 스펙을 쌓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는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일상에서 휴식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독서가 의무에서 취향으로, 경쟁의 수단에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동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첫째, 독서는 공부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모든 책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험 문제 역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공부의 거의 전부이고 나아가서 글쓰기의 기초가 된다. 글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쓰는 것, 이것이 공부의 전부다. 대입 논술고사, 행정 및 외무고시 2차 시험, 변호사시험 등 거의 모든 중요한 시험은 주어진 글을 읽고, 이해하고, 답을 쓰는 능력을 테스트한다. 초·중·고 학생, 대학생 및 취업 준비생들이여, 책과 신문을 읽고, 생각하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에 맞게 쓰도록 노력 하자!
둘째, 독서는 직장과 사회생활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꾸준히 읽고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한 직종에서 퇴직까지 할 수 있는 경우가 줄고 있다. 성공적인 직장 생활과 있을 수도 있는 이직(移職)을 위해 독서는 필수이다.
셋째, 독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다. AI가 만들어 내는 텍스트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 즉 '환각'이 포함될 수 있고 글의 현장성과 구체성이 대체로 부족하다. 따라서 AI가 제공하는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러한 능력은 읽고 생각하며 책 속의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접할 때 얻어진다.
넷째, 독서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삶의 동반자이고 훌륭한 노후 대책이다. 사람은 홀로 있을 때 외로움과 허무를 느끼기 쉽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홀로 있는 시간이 도리어 즐겁다. 독서는 적은 비용으로 많은 사람의 상상과 경험을 접하는 길이고 노후에도 홀로서기를 가능하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보다 높은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 같은 제도와 이념은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제도와 이념을 초월하는 인간 존중의 인본주의, 환경보존을 실천하는 자연주의 같은 숭고한 정신을 만나게 된다. 이는 우리 교육 이념이 궁극으로 지향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인류공영을 염두에 둔 삶으로 이어진다. 책 읽는 사람이 되어 책 읽는 도시, 책 읽는 나라를 만들자.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대구경북은 국가 정책 결정에서 소외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신공항 및 군부대 이전, 반도체 산업 유치가 좌초돼 우울한 와중에 경북대가 '서울대 4개 만들기'에서까지 부산대·전남대·충남대에 밀려 탈락했다. 현 정부의 대구경북 차별이 극(極)에 달했다. 이 불공정을 어떻게 넘을까? 분루(憤淚)를 삼키며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가 우리의 생각과 미래를 바꾸고, 우리 앞길을 막고 선 저 불공정의 벽도 마침내 무너트릴 것이다.
김노주(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