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1천720명 서명...김상우 위원장, 4일 이재명 대통령 앞 전달
"80만 금융 민원 대다수 수도권 집중...소비자 보호 기능 약화 우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국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대규모 핵심 전문 인력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금감원 임직원 1천720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통해 2차 이전의 불씨를 지핀 바 있다. 연내 대상 포함 가능성이 큰 금감원 내부의 위기감이 단체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노조는 탄원서를 통해 금감원 등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시대를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상우 위원장은 "금감원과 금융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을 위해 20여 년간 발전시켜 온 서울 여의도 중심의 금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금융사와 정책 기관 간 상시 정보교류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 여의도 금융중심지와 용산 업무지구를 연결해 세계적 비즈니스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기존 정책과도 엇박자를 낸다는 분석이다.
물리적 거리에 따른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 약화 문제도 이전 반대 논리로 제기됐다. 노조에 따르면, 연간 80만건에 달하는 금융 민원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금감원을 직접 찾는 내방 민원 역시 연간 3천468건에 이른다.
금융 감독 당국이 현장과 멀어지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나 불건전 영업행위 등 시장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고 시정하는 대응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결국 그 피해가 고스란히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감독 업무의 근간을 이루는 전문 인력의 엑소더스(대규모 이탈) 가능성은 가장 큰 뇌관으로 꼽힌다.
노조가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방 이전 공식화 시 만 40세 미만 직원의 80.4%(757명 중 609명)가 이탈 의사를 밝혔다.
전문직군의 이탈 심리는 더욱 심각하다. 변호사의 85.5%(172명 중 147명), 회계사의 78.9%(361명 중 285명), 석·박사 인력의 65.5%(310명 중 203명)가 짐을 싸겠다고 응답했다.
노조는 앞서 부산 이전이 추진된 산업은행의 사례를 들었다. 연 30~40명 수준이던 퇴사자가 이전 논의가 시작된 2022년과 2023년 100명 가까이 급증했던 사례를 근거로 들며 감독 서비스 질 저하를 우려했다.
한편, 노조는 대안적 성격의 국토균형발전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금융 공공기관을 서울 여의도 등 기존 금융중심지에 집적시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되, 지역 균형발전은 '지역 재투자 평가 인센티브 확대' 등 포지티브 관점의 정책으로 전환해 줄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