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820조 사상 최대
법인세 배 이상 급증, 국세수입 584조원…재량지출 역대 최대 감축, 교부세도 개편
내년도 예산안이 820조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지출 증가율도 최고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를 뒷받침하고 '대체불가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동시에 100조원이 넘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7년 예산안을 심의해 승인했다. 총지출은 820조9천억원으로 93조원(12.8%) 늘었다. 총지출 800조원대는 처음이고, 증가율은 지난 2009년(10.6%)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다.
정부는 162조3천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설립으로 국가 재정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한다. 미래대응기금 중 52조9천억원은 4대 사업계정에, 109조4천억원을 총괄계정에 할당된다. 사업계정 중 45조5천억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계정) 사업비로 내년에 지출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은 대규모 세수를 생산적 지출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미래성장 엔진, 청년 성장 단계별 종합 지원, 양극화 대응 및 모두의 성장, 국민안전·평화 등 크게 5가지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내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천억원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415조4천억원)보다 168조9천억원(40.7%) 늘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기업 영업이익 증가가 반영되며 법인세가 216조7천억원으로 115조4천억원(113.9%) 급증한 영향이 크다.
소득세도 180조원으로 43조2천억원(31.6%) 늘어난다. 국세수입에 세외수입(296조4천억원)을 더한 내년 총수입은 880조8천억원으로, 올해 추경보다 180조2천억원(25.7%) 늘어난다. 조세지출(국세감면액)은 104조9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서고, 대기업 조세지출 비중도 30.8%에서 49.9%로 커진다.
정부는 한편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을 시도했다. 세수 호조에도 저성과·비효율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재원을 핵심 국정과제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처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의 지출구조조정 규모는 107조6천억원으로, 내년 총지출 증가분(93조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재량지출에서만 역대 최대인 38조6천억원을 줄였다. 전체 내역사업의 10%가 넘는 2천100여개 사업을 폐지하고, 소규모·관행적 사업과 저성과·유사·중복 사업 지출을 대폭 정비했다. 기획처는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을 제외한 기준으로 재량지출 15% 감축 목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사업비는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6조2천억원, 농·어업 정책자금 통폐합 등으로 3조8천억원을 각각 줄였다.
의무지출에서도 69조원의 구조조정 효과를 냈다. 지방교부세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내국세에서 기금 적립액을 뺀 뒤 교부금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꿔 30조5천억원, 교육교부금은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해 32조5천억원의 지출 감소 효과를 냈다. 다만 줄어든 재원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지방·교육 분야에 다시 투입할 계획이다.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편이라는 이유로 이번 지출구조조정 규모 산정에서 제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