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보험지수 17%·은행지수 5%↑…증권지수는 2% 하락
기준금리 3% 시대…은행 NIM·보험 운용수익 개선 기대
거래대금·예탁금 급감…증권주 하반기 실적 피크아웃 우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로 끌어올리고 미국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주 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과 보험주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과 자산운용 수익 개선 기대에 강세를 보이는 반면, 증권주는 유동성 위축과 거래대금 감소 우려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증시 호황을 타고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증권업계가 하반기에는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KRX 보험지수는 17.2% 상승했다. KRX 은행지수도 5.8%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KRX 증권지수는 같은 기간 2.1% 하락했다. 같은 금융업종에 속하지만 금리 상승이 업종별 주가에 미친 영향은 엇갈렸다.
은행주의 경우 금리 상승이 순이자마진(NIM)과 이자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도 은행주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이 하락 양상을 보이면서 건설·소비재 등 비(非)반도체 업종의 순환매성 주가 상승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도 상승세가 나타났다"라며 "여기에 국내 기준금리 인상 및 원화 환율 하락 등 은행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워시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한 매파적 발언도 글로벌 금리 모멘텀을 다시 부각하는 요인"이라며 "9월 중순 FOMC 회의까지는 금리 인상 기대 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이는 은행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주 역시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보험사는 채권 등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가 상승하면 신규로 투자하는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금리 상승 초기에는 기존 채권 가격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자산으로 재투자하면서 운용수익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안정 기대도 보험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iM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4곳의 올해 2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9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이어졌던 계리적 가정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증권업종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위축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 내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 경우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부문에도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 활력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7531억 원으로 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던 6월(50조3471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8월 일평균 거래량도 3억2143만 주로 3월(11억766만 주)보다 70% 이상 줄었다.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투자자예탁금은 99조8138억 원으로 사흘 연속 100조 원을 밑돌았다. 이는 6월 말 132조4696억 원에서 두 달 만에 30조 원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도 국내외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7조7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데다 기업금융(IB)과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증시가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데다 거래대금까지 급감하면서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브로커리지와 WM 부문은 증시 유동성에 민감한 만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와 IB 시장 위축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주가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말 9만9800원에서 28일 8만8500원으로 11.32% 하락했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같은 기간 5% 넘게 내렸다.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증권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거래대금 회복과 함께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갈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실질 유동성 둔화는 증권업황에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으로 작용한다"라며 "하반기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수수료이익 감소를 기타 운용이익과 IB 수익이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증권주는 지수 하락과 더불어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이는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상승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