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요예측 11곳·일반청약 10곳…8월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
공모금액 1876억→4721억원 '2.5배'…엘리스그룹 등 줄줄이 출격
열기 뜨겁지만, 새내기주 85% 공모가 하회…옥석 가리기 본격화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통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9월 공모주 시장에 모처럼 '큰 장'이 설 전망이다. 여름철 주춤했던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건수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공모금액도 전월의 2.5배 수준으로 불어난다. 다만,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대부분이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만큼 공모 단계의 흥행이 상장 이후 주가 상승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포함해 총 11곳이다. 지난달 5곳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기업 역시 8월 6곳에서 이달 10곳으로 4곳 증가한다.
통상 IPO 시장은 연말을 앞둔 9월부터 기업들의 상장 작업이 몰리기 시작해 10~11월 정점을 찍는 흐름을 나타낸다. 과거 IPO 시장에서도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신규상장 기업 수가 많고 특히 4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수요예측 기준으로 10~11월이 대표적인 IPO 성수기로 꼽히며 신규상장 기준으로는 11~12월까지 그 흐름이 이어진다.
올해도 8월까지 이어졌던 비수기를 지나 9월부터 공모주 공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 9월 IPO 시장은 스팩을 제외하고도 일반기업 7곳이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으며 특히 중순 이후 일정이 집중돼 있다.
공모 규모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이달 일반청약에 나서는 10개 기업의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공모 금액은 총 4721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1876억원보다 2845억원(151.7%) 늘어난 규모다. 스팩 3곳을 제외한 일반기업 7곳만 따져도 공모 금액은 4271억원에 달한다.
이달 최대어는 인공지능(AI) 기업 엘리스그룹이다. 엘리스그룹의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2011억원으로 이달 전체 공모금액의 42.6%를 차지한다. 오는 9~15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18~21일 일반청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400~9만500원이다. 현재 예정대로 공모 절차가 진행될 경우 올해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견급 공모주도 잇달아 출격한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600억원을 모집하며 ▲빅웨이브로보틱스(480억원) ▲덕산넵코어스(438억원) ▲네오사피엔스(316억원) ▲브릴스(234억원) ▲와이즈플래닛컴퍼니(192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특히 AI와 로봇 등 최근 증시에서 주목받은 성장 산업 기업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청약 일정도 빽빽하다. 네오사피엔스가 오는 10~11일 일반청약에 나서고 같은 기간 한국제17호스팩과 케이비제34호스팩도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어 ▲와이즈플래닛컴퍼니(14~15일) ▲빅웨이브로보틱스(15~16일) ▲덕산넵코어스·글로벌테크놀로지(16~17일) ▲브릴스(17~18일) ▲엘리스그룹(18~21일) 등이 예정돼 있다. 현재 공개된 IPO 일정에서도 9월 중순에 청약이 연이어 배치된 것이 확인된다.
다만, 공모주 공급 확대가 곧바로 IPO 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단계에서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주요 기업 4곳의 평균 경쟁률은 1124대 1로 최근 9년간 7월 평균인 900대 1을 웃돌았다.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도 1797대 1로 같은 기간 평균 962대 1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7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4개 기업 모두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정도로 공모 단계의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문제는 상장 이후다. 올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8월 31일 종가 기준 스팩을 제외한 일반기업 27곳 가운데 23곳(85.2%)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은 4곳(14.8%)에 불과했으며 전체 평균 수익률은 –26.19%로 나타났다.
종목 간 희비도 극명하다. 코스모로보틱스는 공모가 6000원에서 지난달 31일 1만2450원으로 올라 공모가 대비 107.5% 상승했다. 마키나락스(60.3%)와 인제니아테라퓨틱스(47.0%)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피스피스스튜디오는 공모가 대비 76.7% 떨어졌고 ▲스트라드비젼(-74.5%) ▲한패스(-72.4%) ▲에스팀(-60.0%) ▲채비(-59.8%)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새내기주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의 성적표에서도 부진한 흐름이 나타난다.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포스트IPO액티브'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1만1615원에서 지난달 31일 5130원으로 55.83% 급락했다. 지난 3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 1만3610원과 비교하면 낙폭은 62.31%에 달한다.
결국 9월 IPO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성수기를 맞아 한꺼번에 늘어난 공모 물량을 시장이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공모주가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반면 청약증거금이 분산되면서 기업별 경쟁률과 흥행 성적이 갈릴 가능성도 커진다. 올해처럼 상장 이후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경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뿐 아니라 의무보유확약 비중과 공모가격,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등을 따지는 옥석 가리기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포스트IPO 시장에서는 바이오를 중심으로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9월에는 다수 기업의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이 예정된 만큼 IPO 시장의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