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30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뒤 장관직과 의원직 겸직 논란이 불거지자, 용혜인 의원이 의원직 사퇴 시 원내 의원이 자신 1명 뿐인 소속 당(기본소득당)의 원외정당행을 우려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표명, 야당은 물론 범여권 내에서도 비판이 커지며 '기득권'이라는 키워드가 부상했다.
◆장관 갈 땐 배지 내려놨던 비례 의원들
우선 과거 사례가 떠올랐다.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은 사례다.
DJ(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새천년민주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장관직 수행을 위해 당선된지 불과 5개월 만에 의원직을 사퇴했다. MB(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09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도 장관직 수행을 위해 한나라당 비례 의원직을 내려놨다. 제일 최근 사례는 공교롭게도 성평등가족부 전신 여성가족부에서 만들어졌다. 박근혜 정부 때였던 2016년 강은희 장관이 새누리당 비례 의원에서 사퇴하고 장관을 맡았다.
그러면서 같은 청년 정치인들의 행보를 비교하는 여론도 만들어지고 있다. 1990년생으로 올해 나이 36세인 용혜인 의원 또래 청년 정치인들 가운데 비례 의원을 2차례 하고 장관 이력까지 눈 앞에 둔 사례는 찾을 수 없다.
◆기득권에 맞선 박지현, 기득권이 논란 된 용혜인
여러 청년 정치인 가운데 1996년생으로 올해 나이 30세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용혜인 의원의 정치적 궤적이 꽤 대비된다.
두 사람 다 기존 정치의 기득권과 관행을 비판하며 주목받았으나, 현재 정치적 위치가 달라서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N번방' 추적 활동가 출신으로 2022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때만 해도 '낙하산'으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 이력을 발판 삼아 주요 당직을 맡거나 국회에 입성하는 등 탄탄대로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후 당내 성비위에 대한 강경 대응과 팬덤 정치 비판, '86세대 용퇴론' 등을 제기하며 민주당 내부 기득권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지방선거 패배 후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고 당 대표 선거에도 출마하지 못했다. 이어 2024년 총선에서는 서울 송파을 경선에서 탈락, 현재까지 계속 원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도 거대 양당 중심 정치와 기존 기득권을 비판하며 성장한 케이스다. 하지만 국회 진입 과정이 박지현 전 위원장과 달랐다. 2020년 민주당 주도의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5번, 2024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6번을 받아 두 차례 연거푸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기본소득당의 독자적 힘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라,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의 도움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어 이번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의원직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비판이 커진 모습이다. 이 경우 3번의 주요 공직 이력 모두 기본소득당 자력이 아닌 민주당 정치 지형 안에서 얻는 수순이 된다.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장관) 겸직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비례대표는 사퇴할 경우 후순위 후보가 곧바로 의석을 승계할 수 있어 입각 때 의원직을 내려놓는 게 오랜 관례였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대비가 더욱 부각된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당내 기득권을 비판하다 정치권 중심에서 밀려났지만, 용혜인 의원은 스스로 기득권을 챙기는 맥락에 놓여서다. 결국 스스로 비판했던 '기득권의 문법'과 지금 행보가 뭐가 다른지 뼈 아픈 질문이 던져지게 됐다.
마침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난 8월 30일 낮 12시 32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8월 27일 자 한겨레21 '86 기득권의 '언포기븐 걸', 박지현은 기꺼이 돌을 또 맞으리'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마치 사흘 뒤 이재명 정부 개각 인선을 내다보고 내놓은 듯한 참고 자료로 읽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