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기조 변화 없는 개각, 민심 못 돌이킨다

입력 2026-08-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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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기 내각 구성을 위한 중폭 개각(改閣)을 했다.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세를 돌파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인사로 보인다. 경제·국방·법무 등 핵심 부처의 수장을 바꾸고 범여권 인사까지 기용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국민이 요구하는 국정 기조의 변화와 쇄신을 담은 개각인지 의문이 든다.

경제 정책 변화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홍지선 현 국토부 2차관을 지명했다. 이는 '경제·부동산 정책 불변(不變)'이란 의미로 읽힐 수밖에 없다. 경제와 집값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 정책을 성찰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정책의 변화보다 책임의 연속성(連續性)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ETF 사태'의 책임론이 제기됐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유임됐다.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 조정의 핵심 참모를 그대로 두면 쇄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법무부 장관 인사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으로 알려진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공정성과 국민 신뢰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 게다가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公訴) 취소를 주장해 온 이른바 '공소 취소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야당이 "결국 본인 재판 취소에 총대를 멜 법무부 장관을 낙점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정 기조의 쇄신이다. 국민은 집값 등 경제 문제와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책임 있는 변화, 권력의 사적이해(私的利害)와 거리를 둔 공정한 인사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핵심 경제 참모를 유임하고, 주요 경제 부처에는 기존 차관을 승진시켰다. 법무부 장관에는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인사를 낙점했다. 개각은 민심에 호응하는 정치적 메시지여야 한다. 국민이 이번 개각으로 얼마나 큰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