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법관 재제청'…국힘 "이재명 전용 법원 만들 작정인가"

입력 2026-08-29 19: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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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6시 11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6시 11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에 "우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저버린 초법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거부한 것은 이승만정부 이후 전례 없는 사법권 침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대법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법부를 향한 공개 협박이자 선수가 자기 입맛에 맞는 심판을 고르고 범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재판관을 선택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이는 대법관을 입맛대로 골라 담겠다는 대법관 쇼핑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헌법 위에 군림하며 사법부 인사까지 좌지우지하겠다는 위험천만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이 대통령의 임명권과 별개로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을 부여한 것은 권력의 인사 독점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한 헌법적 방패"라며 "대통령에게 대법원장의 제청을 거부하고 재제청을 강요할 권한이 있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무용지물이 되고 대통령이 제청권과 임명권을 모두 독점하는 사법 장악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로 인해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변호인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대법원장을 포함해 전체 26명의 대법관 중 무려 22명을 임명하게 된다"며 "대법원장의 제청권마저 무력화하고 코드 인사를 채워 넣는다면, 대한민국 대법원은 사법부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방탄 로펌'이자 정권의 '무료 변호인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청와대는 (재제청 사유로) 사전 협의 관행이 헌법의 취지라고 했지만 헌법 제104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만 적혀 있을 뿐, 대통령이 제청을 되돌려 보낼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며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행사하자 관례를 어겼다고 몰아세우더니, 정작 자신들은 헌법에 없는 권한을 꺼내 들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목소리를 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법원이 대법관 후보자 두 자리를 놓고 청와대와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한 자리에서 합의가 되지 않아 서면으로 제청한 사안"이라며 "협의가 안되면 제청을 하지 말라는 뜻이라면, 그것은 협의가 아니라 사전 승인이다. 너무 노골적이지 않는가, 이재명 전용법원 만들 작정이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의원도 "청와대는 절차적 문제를 핑계로 대고 있지만, 민주당은 161석을 지닌 거대 여당이다. 손 후보자가 정말 부적절하다면 당론으로 국회에서 부결시키면 그만"이라며 "그럼에도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못하는 것은,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며 완전히 갈라선 친청(친정청래)계의 이탈표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