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1천56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24일 장중 1천370원대로 떨어지며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달러 공급과 글로벌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50여 일 새 180원가량 급락한 환율은 외환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1천910억달러로 사상 최대였고, 비금융 민간기업의 달러 순매도(純賣渡)도 1천869억달러에 달했다. 미국발 달러 약세도 중요한 변수였다. 국채금리가 치솟자 미 재무부는 시장에서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바이백(buyback)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국채시장 안정 조치로 금리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미국 재정 문제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미국 국채시장과 달러 변동성이 환율을 뒤흔들 가능성은 여전하다.
국내 자금 흐름도 심상찮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골드바 판매액, 정기예금 잔액 모두 최근 크게 늘었다. 반면 ETF 판매액은 5월 고점의 3% 수준으로 급감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4개월 만에 감소했다. 증시와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경험한 자금이 위험 회피(回避) 쪽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수입물가에 도움이 되지만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수익은 줄어든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수출 호황에 크게 의존하는 점은 부담이다. 수출 사이클 둔화나 미국의 금리·달러 환경 변화에 따라 환율이 언제든 급등할 수도 있다.
환율 자체보다 이 같은 극심한 변동이 기업과 가계에는 훨씬 부담(負擔)이다. 수출기업에 달러 매도를 요청하는 방식은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지속 가능한 환율정책은 될 수 없다. 환율을 특정 수준에 붙잡아두는 데 정책 역량을 소진해선 안 된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나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 따라 원화가 더욱 크게 출렁거리는 얕은 외환시장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 기업의 환위험 관리 능력도 높여야 한다. 환율 움직임에 따라 경제가 요동치지 않도록 대비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