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통령 2명이나 탄핵, 그래도 정신 못차려
이재명 정권의 TK 홀대 노골적·계획적 "저항 정신"
3선 이상 TK 중진들 뭐하냐? 다음 총선에서 심판
대구·경북 국회의원 25명의 면면을 보면 지역 정치의 앞날이 답답하기만 하다. 야당 의원이라면 마땅히 보여줘야 할 대여 투쟁력과 정치적 존재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웰빙 의원'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TK는 두 차례 정권교체에 힘을 보탰지만, 그 결과는 박근혜·윤석열 두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참담한 결말이었다. 그럼에도 TK 의원들은 집권세력에 맞서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 차기 공천에 유리한 정치적 공간을 찾는 데 더 민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TK 현안에 대한 홀대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지역 민심이다. TK신공항을 비롯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대구시 신청사 이전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서 정부의 국비 지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호남권을 중심으로 80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가균형발전이 정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돼서는 안 된다. 지역 발전의 문제에까지 '우리 편이냐 아니냐'는 정치적 잣대가 적용된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다.
◆TK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
TK 유권자들의 선택은 그동안 한결같았다. 선거 때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이른바 '못 먹어도 고(Go)'의 심정으로 보수정당에 표를 몰아줬다.
2024년 총선에서 대구 12석, 경북 13석 등 TK 25개 지역구를 국민의힘이 모두 차지한 것도 이런 지역 정서를 보여주는 결과다. 대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12개 지역구를 석권했고, 경북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6·3 지방선거 역시 마찬가지였다. 집권여당의 각종 공약과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TK 민심은 야당 후보에게 상당한 지지를 보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8.87%포인트 차로 앞서며 승리했다. 이 같은 표심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 지역을 위해 싸워달라'는 것이다.
이재명 정권 하에서 TK의 미래는 암담하다. 현 정부에서 예산과 인사에서 대놓고 불이익을 줄 뿐 아니라 파란색 정당이 당선되기는 불가능한 지역으로 매도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참정권 침해 및 부정선거 집회에 나서고 있는 한 20대 청년은 "TK 의원 25명 전원이 국회 앞에서 동시 삭발이라도 하고, 지역 현안 해결에 발벗고 나서라"고 촉구했다.
집권 세력을 향한 전투력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던 TK 유권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년 후 총선에서 모두 갈아엎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70대 한 유권자는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데 의원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집권세력도 밉지만 무능한 TK 의원들이 더 밉다. 2년 후 총선에서 한번 두고 보자"고 말했다.
◆한심한 중진들, 사라진 대여 투쟁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TK 중진 의원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지역 민심도 싸늘하다. 강력한 야당 정치가 필요한 시점에 의원들이 오히려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도 공천권을 쥔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과 적당히 타협하며 자신의 금배지를 더 다는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총선 때마다 '누구에게 줄을 서야 공천을 받을 수 있느냐'가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니었느냐는 냉소까지 나온다.
6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은 TK의 정서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해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오락가락 행보로 큰 실망을 안겨줬을 뿐 아니라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 골프회동까지 알려지면서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지역 한 유권자는 주 의원을 겨냥해 "22년 동안 자기 자신을 위해 정치를 해온 것 아니냐"며 "이제는 스스로 정치를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8년 동안 대구시장을 역임한 재선의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병) 역시 지역 유권자들을 실망시키는 언행만 반복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현 정권을 상대로 투쟁을 강조하는 상황에서도 잇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게다가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소속 정당의 원내대표 멱살을 잡는 것이 중진 정치인으로서 적절했느냐는 지적까지 받았다.
4선의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과 윤재옥(달서을) 의원은 2012년 이후 네 차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될 만큼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다. 지역구 관리와 의정활동에서는 나름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야당 의원으로서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투쟁의 현장에서는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경북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3선의 임이자(상주·문경)·김정재(포항 북)·김석기(경주)·송언석(김천)·이만희(영천·청도) 의원 등 중진들이 포진해 있지만 대여 투쟁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