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 당시엔 영상 모두 보존…경찰, 96일 지나서야 열람 요청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씨의 행방을 추적할 핵심 단서로 꼽히는 실종 추정 지점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3일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장씨가 자취를 감춘 한림읍 일대에는 방범용 CCTV 111대와 제주도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가 운영하는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 등 모두 118대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실종 추정일인 5월 13일 전후 영상은 현재 한 건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촬영된 영상은 6월 11일부터 19일 사이 모두 삭제됐다. 제주도는 해당 CCTV의 영상 보존기간이 30일로 설정돼 있어 보존 시한이 지나면서 자동 삭제됐다고 한 의원실에 설명했다.
문제는 경찰이 CCTV 영상 확보에 나선 시점이다. 제주서부경찰서가 제주도에 방범용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지난 19일이었다. 실종 추정일인 5월 13일로부터 98일, 최초 신고일인 5월 15일로부터는 96일이 흐른 뒤였다. 마지막 영상이 삭제된 6월 19일을 기준으로도 61일이 지난 시점이다.
결국 경찰이 영상 확보를 요청했을 때는 CCTV 보존기간이 이미 크게 지난 상태였다. 반면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5월 15일 당시에는 118대 CCTV 영상이 모두 보존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 소재를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는 CCTV가 경찰관의 종결 처리로 사라져버렸다"며 "5월 15일 최초 신고 당시에는 118대 영상이 전부 보존돼 있어 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사법 제도는 모든 수사관이 유능하고 성실하리라는 전제 위에 설계된 것이 아니다. 그 한계 때문에 이중·삼중의 장치를 둔 것이고 그 핵심 중 하나가 보완수사권이었다"며 "민주당은 대안 없이 그 장치를 걷어냈다. 결국 부실한 초동수사를 걸러낼 장치는 사라지고 그 대가는 피해자와 가족의 몫이 됐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