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27일 토론회 열고 운영방향 논의…2023년 북측 450m 먼저 해제
상권·보행 놓고 찬반 갈려…"의견 수렴 후 방향 결정"
국내 최초로 지정된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운영 17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전체 1.05㎞ 가운데 이미 일반차량 통행이 허용된 북측 450m에 이어 남아 있는 약 600m 구간 해제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한다.
대구시는 오는 27일 대구지역대학협력센터에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시는 상인과 시민,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은 뒤 현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구간의 존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국 첫 대중교통전용지구, 17년만 해제될까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2009년 반월당네거리~대구역네거리 1.05㎞ 구간에 전국 최초로 지정됐다. 승용차 통행을 제한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도심 차량 통행량을 분산·감소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국내에서 처음 도입된 대중교통전용지구라는 상징성과 실효에 대한 관심으로 전국 대도시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량 접근성 저하와 상권 침체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대구시는 결국 2023년 11월 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 450m 구간의 일반차량 통행 제한을 해제했다.
당시 시는 북측 구간의 시내버스 이용객과 유동인구가 남측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영세상가 공실 등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는 점을 해제 이유로 들었다. 차량 통행 제한으로 중앙로 개발이 소규모 리모델링 위주에 머무는 등 도심 개발을 막아선다는 지적도 있었다. 인접한 태평로 일대에 1만5천929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신축되거나 일부는 예정돼 있어 유발 교통량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일부 구간 해제 이후 실제 차량 통행량은 늘었다. 대구시가 2023년 10월과 지난해 10월 교차로 교통량을 비교한 결과, 중앙네거리에서 대구역 방향의 시간당 평균 차량은 86대에서 162대로 76대 증가했다. 반대 방향인 대구역네거리에서 중앙네거리 방향은 193대에서 234대로 41대 늘었다.
다만 증가 폭 자체는 교통 흐름에 영향을 줄 수준이 아니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는 일반차량 통행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해제 이후 교통량이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시간당 40~70대 정도 늘어난 수준으로 보면 1분에 한 대가량 추가로 지나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차로 전체에서는 시간당 수천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만큼 해당 구간의 증가량은 크지 않다"며 "현장 모니터링에서도 버스 통행이나 대중교통 소통에 별다른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량 통행이 허용된 2023년 11월 이후 해당 구간에서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우려된 교통 집중화와 사고에 대한 걱정은 한수 접혔다.
일반차량 통행이 확대될수록 보행 중심 공간이 줄어 오히려 상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차량 통행 확대보다 중앙로와 동성로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라며 "추가 해제에 앞서 기존 정책의 효과와 북측 해제 이후 변화부터 검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타 지역도 해제 움직임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 이어 2014년 국내 두 번째로 지정된 서울 연세로 550m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상권 침체와 주민 불편 논란 끝에 지정 11년만인 지난해 1월 해제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시 전용지구 지정으로 보도폭 확대, 차로 축소, 광장 조성 등이 완료되면서 보행 환경 개선 등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사업 시행 후 약 10년이 경과하면서 코로나19, 소비 시장·교통 여건의 변화,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근 상권과 지역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신촌 상인, 거주민, 서대문구 등의 꾸준한 해제 요청이 있었다.
이에 2022년 9월 23일 서대문구의 공식 해제 요청이 있었고 서울시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현장 분석, 상권 및 교통 상황 모니터링, 시민 의견 수렴, 전문가 의견 청취까지 검토를 진행했다. 이후 임시 해제와 해당 구역 상권 매출 및 교통 시뮬레이션 분석을 시행하고 상인연합, 시민단체, 학생회 등 시민 공청회를 개최한 후, ▷부족한 교통 수요 분산 효과 ▷상권 매출 하락 연관성 등 주요 요인이 확인해 전용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해제 이후 1년이 넘은 현재도 교통변화가 미미했고, 연세로 65개 업종 700여 개 가맹점역시 지정 해제 이후 매출 증가 효과를 보기도 했다.
서울에 이어 2015년 지정된 부산 동천로 740m 구간 역시 2021년 9월부터 임시 해제된 상태로, 현재 존치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대구 역시 중앙로 인근 상인들을 중심으로는 남은 600m 구간 역시 일반차량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승용차 접근성을 높여 침체한 동성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측 해제 이후 우려했던 버스 지·정체나 주정차 혼잡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든다.
대구시 관계자는 "북측 구간을 해제한 뒤 상인들을 중심으로 남은 구간도 풀어달라는 요구가 계속 커졌다"라며 "의견을 수렴해 공감대가 형성되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