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부터는 노령이 시작됩니다. 건강검진이 생명을 바꿉니다 [반려동물 건강톡톡]

입력 2026-08-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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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견 관련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노령견 관련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우리 강아지는 아직 잘 뛰어다니는데요."

진료실에서 보호자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잘 먹고, 잘 걷고, 평소처럼 뛰어다니면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통증이나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가 이상을 알아챌 정도로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람보다 빠르게 나이를 먹는다. 품종과 체격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7살 전후부터 중·노령기에 접어드는 만큼 이때부터 건강관리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 예방접종과 기생충 예방이 건강관리의 중심이었다면, 중·노령기에는 숨어 있는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커진다.

특히 심장병과 신장질환, 간질환, 내분비질환, 종양 등은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전보다 식욕이 조금 줄거나 물을 자주 마시는 정도, 잠자는 시간이 늘거나 산책할 때 걸음이 조금 느려지는 것처럼 사소한 변화로 시작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보호자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나 평소와 달라진 작은 행동 하나가 질병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7살을 전후해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비롯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혈압 측정 등을 통해 몸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흉부 방사선 검사나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추가하면 심장이나 복부 장기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검진의 가장 큰 목적은 '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질병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데 있다. 같은 질환이라도 발견 시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과 예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 동물병원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반려동물이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초기 종양이나 담낭질환, 심장질환 등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시작할 수 있지만, 증상이 뚜렷해진 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치료가 까다로운 단계까지 진행된 경우도 있다.

사람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반려동물 역시 '아프면 병원에 간다'는 치료 중심의 관리에서 '아프기 전에 확인한다'는 예방 중심의 관리로 바뀌어야 한다.

건강검진은 병을 찾아내기 위해서만 하는 검사가 아니다. 현재 건강 상태를 기록해 두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건강할 때의 검사 결과가 쌓이면 이후 수치에 변화가 생겼을 때 이를 비교해 질환을 보다 빨리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어디가 아픈지 말로 설명하지 못한다. 결국 평소의 작은 변화를 살피는 보호자의 관심과 정기적인 검진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대신 말해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건강은 치료보다 예방이 쉽다. 지금까지 잘 먹고 잘 뛰어다녔다는 이유만으로 검진을 미룰 필요는 없다. 7살을 전후해 반려동물이 중·노령기에 접어들었다면 이제는 건강검진을 생활 속 관리의 하나로 생각해볼 때다.

오늘 무심코 지나칠 뻔한 작은 변화 하나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것, 그리고 아프기 전에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 그 관심이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건강하고 길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박영탁 두남자동물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