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침체라는데…강릉엔 왜 서울 돈이 모이나

입력 2026-08-20 09: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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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홈 특례에 '1주택 지위' 유지…절세 수요 동해안행
강릉 최고가 거래, 바다 아닌 '역세권·교동'에서 나왔다
전용 128㎡ 이상 대형 공급 전무…"희소성이 만들어지는 구조"

'리쉐스302' 조감도.

지방 부동산은 침체라는 게 시장의 통념이다. 그런데 강릉은 이 통념의 예외 지대다. 미분양을 걱정하는 다른 지방 도시들과 달리, 강릉에는 서울 자산가들의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강릉은 세금, 대출, 개발이라는 세 개의 변수가 모두 매수자 편에 서 있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변수는 세금이다. 정부는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컨드홈 특례 지역을 강릉·속초 등으로 확대했다. 서울 1주택자가 강릉에 집을 한 채 더 사도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에서 1주택자 지위를 유지하고, 적용 기준도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넓어졌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다가오는 시점에, 세제상 '없는 집'처럼 취급되는 두 번째 집이 허용되는 지역. 자산가들이 지도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한 이유다.

두 번째는 대출이다. 강릉은 비규제 지역인 데다, 특례 지역 내 추가 주택 구입 시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수도권에서는 막힌 길이 강릉에서는 열려 있다.

세 번째는 도시의 체급 변화다. 강릉역 일대에는 철도·버스·택시를 잇는 복합환승체계와 역세권 개발이 추진 중이다. 여기에 ITS 세계총회 개최,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겹치며 강릉은 관광도시에서 자족 기능을 갖춘 거점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관광 수요가 만드는 시장과 정주 수요가 만드는 시장은 가격의 체력이 다르다.

시장은 이 변화를 이미 숫자로 말하고 있다. 강릉 아파트 평당가는 강원특별자치도 평균을 12% 이상 웃돌며 도내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주목할 것은 가격이 아니라 위치다. 최근 강릉 최고가 거래는 지변동 강릉더리브퍼스티지 전용 130㎡ 7억8,000만원, 교동 강릉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4㎡ 7억3,000만원. 둘 다 바닷가가 아니다. 강릉의 가격을 끌고 가는 곳은 오션뷰가 아니라 강릉역 생활권과 교동이라는 사실이 실거래로 확인된 셈이다. 관광객은 바다를 보지만, 사는 사람과 돈은 역과 학군과 병원을 본다.

문제는 이 수요를 받아낼 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세컨드홈 특례로 유입되는 수도권 자산가, 지역 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원하는 것은 '한 채로 완결되는 집'이다. 그러나 강릉의 공급은 여전히 중소형 일반 아파트에 쏠려 있다. 전용 128㎡ 이상 대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는 사실상 전무하다. 수요의 질은 서울 수준으로 올라왔는데 공급의 문법은 그대로인 시장, 부동산에서 프리미엄이 만들어지는 전형적인 조건이다.

이 공백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단지가 오는 28일 갤러리를 여는 리쉐스302다. 옛 강릉고속버스터미널 부지인 교동 156-35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24층, 3개 동, 총 302세대 규모. 전용 128·142·149·156㎡와 220P·223P·227P㎡ 펜트하우스까지, 전 세대가 대형평형이다. 302세대라는 숫자 자체가 전략이다. 많이 지어 많이 파는 단지가 아니라, 강릉에서 이 평형대를 원하는 수요의 총량만큼만 짓겠다는 설계다.

입지는 앞서 확인한 실거래의 좌표와 정확히 포개진다. KTX 강릉역 도보권, 교동 상업·교육·의료 인프라, 그리고 역세권 개발이 현실화될 때 그 변화를 정면으로 받는 자리. 지금 강릉에서 최고가가 나오는 두 축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상품의 구성은 지방 아파트보다 서울 하이엔드의 문법에 가깝다. 설계는 서울 주요 고급주거를 수행한 디에이건축, 인테리어는 트리마제·에테르노 청담·한남더힐에 참여한 이웨이가 맡았다. 세대당 약 2.4대(총 724대, 상가분 제외)의 주차는 강릉 최고 수준으로, 대형평형 가구의 실제 생활을 계산한 숫자다. 입주 후에는 전문 운영사 SLP의 전용 앱 기반 컨시어지가 붙는다. 강남권 고급 단지에서 검증된 생활 서비스 모델이 강릉에 이식되는 첫 사례다.

지방 거점도시의 첫 하이엔드 단지가 어떤 경로를 밟는지는 이미 여러 도시가 보여줬다. 공급이 반복되지 않는 상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도시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도 가격 방어력이 다르게 나타난다. 강릉에서 그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세제 특례라는 정책 환경, 역세권 개발이라는 성장 동력, 대형 하이엔드 공급 공백이라는 수급 구조. 세 조건이 같은 시점, 같은 좌표에서 겹치는 일은 한 도시의 부동산 역사에서 자주 오지 않는다.

리쉐스302 갤러리는 강릉시 지변동 360-6번지 강릉문성고등학교 인근에 마련되며, 방문예약제로 운영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 도시에서 첫 하이엔드 단지는 시간이 지나면 대체재가 없는 '유일한 상급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강릉역세권이라는 입지에 302세대 대형평형이라는 희소성까지 감안하면, 시장이 이 단지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