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되는 대구시 인사] 경제부시장 공석 사태 장기화 "새 정책 늦어지면 어쩌나"

입력 2026-08-17 21:00:00 수정 2026-08-17 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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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대구광역시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대구광역시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 경제를 책임질 '경제부시장'이 민선 9기 출범 한 달 반이 넘도록 공석이다. 지방선거 이전 기간까지 고려하면 반년 넘도록 지역 경제 수장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추경호 대구시장의 원칙 중심 인사가 오히려 '거북이 인사'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 컨트롤 타워 없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교체된 다른 광역시들은 경제 분야를 포함한 부시장급 핵심 인선을 대부분 마쳤다. 부산은 오석근 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문을 경제·산업·투자 분야를 담당하는 미래혁신부시장으로 발탁했다. 대전도 지영한 전 대전CBS 대표를 정무경제과학부시장으로 임명했고, 울산은 재정경제부 국장 출신인 신민식 경제부시장을 지난달 15일 임용했다.

세종 역시 조상호 시장 취임과 함께 박성수 경제부시장 인선을 마쳤다. 인천은 대구처럼 별도의 경제부시장 직제를 두지는 않았지만 박찬대 시장이 취임일인 지난달 1일 남영희 정무부시장을 임명해 부시장급 인선을 마무리했다.

반면 추 시장은 지난달 1일 취임 당시 경제부시장 인선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좋은 인재를 찾을 때까지 직접 경제 현안을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시장은 취임 직후 "학연과 지연, 외부 청탁이 아닌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운영하겠다"며 인사 원칙을 분명히 했다. 선거를 도운 캠프 인사들에게 산하기관장 자리를 나눠주는 식의 '논공행상'도 배제하겠다는 기류가 강했다.

실제 캠프 주변에서도 특정 인사가 산하기관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움직임은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누가 어느 자리에 갈지 알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관가에서도 추 시장이 전문성과 성과를 중심으로 후보자를 엄격하게 검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관 정상화 속도전

관가에서는 학연·지연과 외부 청탁을 배제하고 능력과 성과를 중심으로 인사하겠다는 추 시장의 인사 원칙이 경제부시장은 물론 산하기관장 선임 과정에서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예전처럼 누가 특정 자리에 간다는 이야기를 믿고 지원하기보다는 실제 경쟁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 같다"며 "시장도 적임자가 없으면 굳이 서둘러 뽑지 않겠다는 뜻이 분명한 만큼 기관장 인선이 전반적으로 신중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사 방식이 과거 민선 교체기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보장하거나 특정 인사를 사실상 내정한 뒤 형식적으로 공모 절차를 밟는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인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과 인선을 늦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후보군이 형성됐다면 과감하게 결단해 기관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지원과 투자유치, 신산업 육성, 소상공인 금융지원, 도시개발 등 주요 현안마다 산하기관의 역할이 적지 않다.

특히 대구TP와 DIP는 지역 기업과 산업 육성을,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을, 경제자유구역청은 투자유치를 책임진다. 엑스코와 도시개발공사 역시 지역 경제와 대형 사업 추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시장이 정책 방향을 제시하더라도 현장에서 사업을 집행하고 기업·경제계와 접촉할 기관 수장이 장기간 공석일 경우 정책 추진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에서는 주요 경제기관 인선 과정에서 '원칙'과 함께 '속도'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민선 9기 출범 초기인 지금은 새 시정의 경제정책 방향을 실제 사업으로 옮겨야 하는 시기"라며 "경제부시장까지 공석인 상황에서 이들 기관장 인선마저 늦어질 경우 민선 9기 경제정책을 현장에서 실행할 지휘 체계 구축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