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학을 한 곳에서…포항에 펼쳐진 '경북 미래교육 놀이터'

입력 2026-08-17 1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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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과학원·수학문화관 한 공간 집적… 방학 맞아 가족·단체 관람객 북적
'경북교육 2030 대전환'과 맞물려 체험, 탐구, 인공지능 중심 미래교육 거점으로
내년 6월에는 환경체험교육관도 개관 예정

방학기간을 맞아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시설 곳곳에 설치된 문제를 풀면서 수학의 원리를 배우고 있다. 김영진 기자
방학기간을 맞아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시설 곳곳에 설치된 문제를 풀면서 수학의 원리를 배우고 있다. 김영진 기자

지난 13일 포항시 북구에 있는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의 손을 잡은 아이들이 전시관 곳곳을 누볐고 유치원에서 단체로 찾은 어린이들도 체험시설 앞에 줄을 섰다. 영상에서만 보던 휴머노이드 로봇을 눈앞에서 마주한 아이들은 움직임 하나하나를 따라 시선을 옮겼고, 개와 흡사한 모습으로 장애물과 다양한 지형을 이동하는 사족보행 로봇 앞에서는 학부모들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천체투영실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또 달라졌다. 관람객들이 좌석에 몸을 기대자 둥근 돔형 천장이 순식간에 밤하늘로 변했다. 머리 위로 수많은 별과 별자리가 펼쳐지면서 실제 야외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어린이부터 학부모까지 천장을 바라보며 우주를 간접 체험하는 색다른 시간이었다.

경북교육청과학원과 지난해 문을 연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이 한 공간에 자리 잡으면서 포항 우미길 일대가 유치원생부터 학생, 학부모까지 함께 즐기는 경북의 대표적인 수학·과학 체험교육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에서 해설사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를 하며 로봇의 구동 원리와 수학적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에서 해설사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를 하며 로봇의 구동 원리와 수학적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영상 속 로봇 눈앞에서…과학이 놀이로
경북교육청과학원은 단순히 전시물을 바라보는 과학관을 넘어 직접 보고 움직이고 경험하면서 과학 원리를 이해하는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1층에는 사이언스라운지와 사이언스카페, 어류체험관, 4D극장 등이 있고 2층에서는 지구의 역사와 환상의 세계, 천체투영실을 만날 수 있다. 3층은 생명의 세계와 테크노타운으로 이어지고 6층에는 실제 밤하늘을 관측하는 천체관측실도 갖췄다.

학생들에게는 첨단기술 체험물이 인기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등 미래 산업에서 활용될 기술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다.

과학원은 학생 대상 창의융합과학교실과 이동천체관측교실, 원격천체관측교실 등을 운영하고 수학문화관과 협업한 창의융합수학과학교실도 마련해 수학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관람객도 꾸준하다. 과학원에는 2024년 8만4천여 명, 지난해 7만여 명이 방문했고 올해도 1월부터 8월까지 5만여 명이 다녀갔다.

경북교육청 수학문화원에서 해설사가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북교육청 수학문화원에서 해설사가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는 수학 수사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문제집 밖으로 나온 수학…직접 만지고 움직이고
과학원 바로 옆에는 지난해 10월 14일 개관한 경북교육청 수학문화관이 자리한다. 올해 2월 전문과학관으로 등록된 수학문화관은 수학을 문제풀이 중심의 교과에서 벗어나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대상으로 바꿔놓은 것이 특징이다.

2층에는 어린이를 위한 아장아장 놀이터와 기획전시실이 있고 3층 진리의 등대와 조화의 공원, 4층 창조의 광장과 발전의 도시로 이어진다. 6개 전시체험실에 90종의 콘텐츠를 갖춰 연령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수학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유치원생은 놀이를 통해 숫자와 도형, 공간 개념에 익숙해지고 초·중·고등학생은 교과서에서 배운 원리가 생활과 기술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확인한다. 여름방학에도 전략보드게임과 그래비트랙스, 수학 방탈출, 자석블록 도형 만들기, 확률 체험 등 학년별 프로그램이 운영될 정도로 체험 범위도 다양하다.

반응은 방문객 수에서 확인된다. 개관 이후 지난 13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4만7천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만 3만5천145명이 찾았고 주말에는 하루 최대 676명이 방문했다.

두 시설이 사실상 한 공간에 있다는 점은 또 다른 경쟁력이다. 오전에는 수학문화관에서 숫자와 도형, 논리적 사고를 경험하고 오후에는 과학원에서 로봇과 생명과학, 천문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 한 차례 방문으로 수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하루짜리 체험학습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해 말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경북 동해안권을 비롯해 북부와 서부권에서의 접근 여건도 개선돼 포항권을 넘어 경북 각 지역 학생과 가족이 찾을 수 있는 광역 체험교육 시설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지난 13일 경북교육청문화원에서 열린 새비전 선포식에서 앞으로 바뀔 교육 환경에 따른 경북교육청의 새로운 정책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지난 13일 경북교육청문화원에서 열린 새비전 선포식에서 앞으로 바뀔 교육 환경에 따른 경북교육청의 새로운 정책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교육 2030 대전환'…체험·탐구 중심 미래교육으로

수학문화관과 과학원이 지향하는 교육은 최근 경북교육청이 제시한 미래교육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지난 13일 '경북교육 2030 대전환 비전'을 선포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경북교육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한 사회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학생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교육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새 비전은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으로 정하고 '나답게·새롭게·다함께'를 교육지표로 제시했다. 정책 방향에는 인공지능 전환과 맞춤성장, 안심학교, 지역상생, 공감행정이 포함됐다. 경북교육청은 별도의 인공지능교육관과 인공지능 학습 플랫폼도 운영하면서 인공지능과 에듀테크를 실제 교육에 접목하는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수학문화관과 과학원도 이러한 변화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구현되는 공간 가운데 하나다. 정답을 외우기보다 직접 만져보고, 실험하고, 실패한 뒤 다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은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경북교육청은 같은 우미길 일대에 총사업비 175억3천100만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환경체험교육관을 내년 6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전시실과 테마전시실, 옥상정원, 해양체험센터 등이 들어서면 수학과 과학에서 환경·생태까지 연결되는 체험교육 기반이 한층 넓어진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교육도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며 "수학문화관과 과학원 등 체험교육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재능과 꿈을 발견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3일 경북교육청문화원에서 개최된
13일 경북교육청문화원에서 개최된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 비전 선포식에서 내빈과 교육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