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한다"…정치적 무게감 따라 변신한 정희용

입력 2026-08-14 17:44:43 수정 2026-08-14 18: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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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책회의서 오세훈 참석에 이례적 공개 불만
당내 현안마다 선명한 메시지…커진 사무총장 존재감
정희용 "吳 시장 참석, 원내대책회의 취지와 맞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통하던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고령성주칠곡)이 당내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살림을 총괄하는 당직의 무게에 맞춰 필요할 때는 목소리를 높이는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는 평소 정 사무총장에게 보기 어려웠던 장면으로 시작됐다. 정 사무총장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옆에 앉은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에게 "이런 예가 어디 있습니까. 단체장을 불러 가지고. 먼저 (발언) 하고 나가라고 하든지 딴 자리를 만들든지 해야지"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현했다. 원내대책회의는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회의로, 이날 회의에는 각 상임위 간사들이 참석했다.

이어 정 사무총장은 회의장으로 들어온 정점식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말이 안 됩니다 이건 진짜 대표님"이라고 항의했고, 정 원내대표는 정 사무총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지 않고, 사전에 배포한 서면자료로 대체했다.

회의 풍경을 두고 당내에서는 "정 사무총장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평소 동료 의원들과의 관계에서 좀처럼 날을 세우지 않던 정 사무총장이 공개석상에서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사무총장으로서 책임져야 할 영역이 넓어진 만큼, 관계를 의식하기보다 원칙과 입장을 분명히 하는 쪽으로 정치적 스타일이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랐다.

이날뿐만 아니라 정 사무총장은 최근 당내 현안에 대해 선명한 메시지를 줄곧 내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멱살잡이 사태'를 두고 "당의 명예와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고, 지방선거 직후 장동혁 당대표 사퇴론이 불거졌을 땐 "지금은 갈등과 분열이 아닌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사퇴론을 정면 반박했다.

이 같은 행보는 당내에서 정 사무총장이 짊어진 역할이 커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책위의장 공석 등으로 당 지도부의 대외 메시지를 뒷받침할 인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무총장이 그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 시장과의 갈등도 사실상 장동혁 당대표를 대신해 나선 '대리전' 성격이 짙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사무총장은 "오늘 오 시장 측에서 부동산 문제 외에 다른 이야기도 할 것처럼 알려져 있어 원내대책회의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고 봤다. 원내대표께 항의를 한 게 아니라 나의 주장을 호소했던 것"이라며 "스타일이 바뀐 것은 아니다. 우리가 여당보다 의석수가 적다 보니 민주당이 한 걸음 움직일 때 우리는 두세 걸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메시지를 열심히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