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TK·PK 갈라치기]TK '팽' 버리는 카드, PK '쏙' 챙기는 카드

입력 2026-09-29 10: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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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산안 규모 대구 12조 VS 부산 19조
대한민국 제2,3의 도시(수도권 제외) 노골적 차별
기획예산처 한 간부 "TK 예산 잘못 올렸다 큰 낭패"

8년 전 전국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TK와 제주를 제외하고는 전국 광역단체장을 휩쓸었다. 연합뉴스
8년 전 전국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TK와 제주를 제외하고는 전국 광역단체장을 휩쓸었다. 연합뉴스

진보정권의 경상도 갈라치기 전략이 갈수록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큰 틀에선 TK(대구·경북)은 버리는 카드, PK(부산·울산·경남) 챙기는 카드다. 구체적 전술은 인사나 예산에서 TK를 고립시키는 작전을 펼친다. 기획재정부나 기획예산처 간부나 담당 직원들마저 눈치를 채고 있을 정도다. PK 출신의 한 고위급 간부는 "TK 관련 예산은 잘못 올렸다 윗선(청와대 또는 여당)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고백했다.

TK와 PK를 갈라치는 전략은 진보 정권의 탄생 때부터다. 일종의 집권을 위한 정치공학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쪽(전라·충청·수도권)을 철통방어하며, 동쪽(경상권)을 흔들어 오랫동안(20년 또는 50년 집권론) 정권을 놓치지 말자는 의도다. 문재인 정권 당시 전국 지방선거 때 이 전략은 완벽하게 구현됐다.〈그래픽 참조〉 TK를 제외하고는 전국에 파란색 물감이 도배됐다. 하지만 이후 대선과 총선에서는 TK·PK 갈라치기는 유효하지 못했다.

인사나 예산 관련 전술을 더욱 교묘해지고 노골화하고 있다. 헌정사 첫 민주적 정권 교체인 국민의 정부(김대중 전 대통령) 때 김중권 비서실장(경북 울진), 박순용 검찰총장(경북 구미) 등을 기용하긴 했지만 통합 명분의 상징적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참여정부(노무현 전 대통령) 때까지 TK 출신들은 한직으로 물러나거나 옷 벗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이명박 정권(MB) 초기에 정부 주요 부처에서 TK 출신들을 눈씻고 찾아나서야 할 정도였다. 이재명 정권에선 TK 출신 중 우리 편(진보)이 아닌 경우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올해 1월 13일에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매일신문 주최
올해 1월 13일에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매일신문 주최 '2026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 매일신문 DB

내년도(2027) TK에 배정된 예산안을 한마디로 총평하자면 '추운데 나가 디지세요'(경상도 속어 '죽어라'). 대구시 숙원사업 관련 예산은 모조리 삭제됐다. 특히 K2 군공항 이전 관련 국비는 제외됐다. 신청사 이전 역시 국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부산시에는 큰 선물보따리를 안겼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4천311억원, 남부내륙철도 3천억원 등 20개 역점 사업 예산이 대거 반영됐다.

부산과 대구는 수도권(인천광역시 포함)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제2,3의 도시라는 명분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도시의 인구 대비 예산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노골적이고 편파적이다. 현 시점에 대구시 인구는 234만여 명에 올해 예산 12조6천여억원, 부산시 인구는 322만여 명에 예산은 19조3천여억원이었다. 내년도 두 도시의 예산 격차는 거의 갑절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한 지역 정치인은 "대구시의 예산은 인구 대비로 볼 때 부산시의 최소 3분의 2(66.6%)는 되어야 하는데, 갈수록 그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부산의 숙원사업 등에 본격 예산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