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빠지는데 근육도 빠진다?…'마운자로 열풍' 속 꼭 알아야 할 것들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까지 등장하면서 '비만 주사' 열풍이 거세다. 몇 달 만에 두 자릿수 체중을 감량했다는 후기가 SNS를 통해 확산하고, 병·의원에는 처방을 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20% 안팎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치료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하지만 사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복통 같은 비교적 흔한 증상부터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과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식욕이 크게 줄면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과 골량까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를 단순히 '살 빼는 주사'로 여기기보다 식사와 운동을 함께 관리하는 치료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중 20% 줄이기도…비만 넘어 대사질환 개선 효과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GIP와 GLP-1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한편 혈당 조절에도 관여한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보다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는 이유다.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SURMOUNT-1)에서는 티르제파타이드를 72주간 투여했을 때 고용량 투여군에서 평균 체중이 약 21% 감소했다. 체중 80㎏인 사람이라면 평균 16㎏ 이상을 감량한 셈이다.
효과는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에서는 체중 감소와 함께 혈압과 혈당, 중성지방 등 여러 심혈관·대사 위험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 때문에 비만과 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감량제가 아니라 건강 위험을 낮추는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가 알려지면서 치료가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사용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치료제 위해 신고 1년 새 19배…복통·구토 주의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 비만치료제와 관련한 위해 신고도 크게 늘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비만치료제 관련 위해정보는 2024년 6건에서 지난해 116건으로 1년 만에 약 19배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전체 주사제 관련 위해정보 1천147건 가운데 비만치료제 관련 사례는 18.3%로 예방접종(27.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19~34세의 주사제 관련 위해 사례 가운데 비만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43.1%, 35~49세에서는 32.3%로 각각 가장 높았다.
주사제 전체 위해 사례의 증상별로는 복통 등 소화기계통 장기 손상 및 통증이 16.7%로 가장 많았고 오한·발열 13.0%, 구토 8.1%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치료제에서도 복통 등 소화기계통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비만치료제 관련 위해 사례 10건 가운데 7건 이상이 주택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처방 이후 환자가 집에서 직접 주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과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마운자로를 투여하던 19세 여성이 구토와 메스꺼움 등을 겪은 뒤 숨진 사례가 알려지면서 안전성 문제가 다시 주목받았다. 다만 국내 소비자 위해정보나 해외 이상사례 신고는 약물이 해당 증상이나 사망의 원인이라고 인과관계가 확정된 사례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약을 투여한 뒤 지속적이고 심한 복통이나 반복적인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부작용이라며 참아서는 안 된다. 심한 구토와 설사는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빠진 체중이 모두 지방은 아니다…근육 지키는 감량해야
체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 자체도 주의할 부분이다. 비만치료제로 줄어든 체중이 모두 지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SURMOUNT-1 연구의 체성분 분석에서는 티르제파타이드로 감소한 체중 가운데 약 75%가 지방량이었지만 약 25%는 제지방량 감소였다. 제지방에는 근육을 비롯해 뼈와 체수분 등이 포함된다. 급격한 체중감량 과정에서 골밀도와 골량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얼마나 빨리 빼느냐'보다 '무엇을 남기면서 빼느냐'가 중요하다. 식욕이 없더라도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생선과 견과류,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스쿼트나 웨이트트레이닝 등 저항운동을 병행해야 근육과 뼈의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정상체중인 사람이 단순히 몇 ㎏을 더 빼기 위해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정상체중에서는 추가 감량으로 얻을 수 있는 의학적 이익이 크지 않은 반면 지나친 식욕 억제로 영양 섭취가 부족해지거나 근육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는 체중을 최대한 빨리, 많이 줄이는 약이 아니라 비만으로 인한 건강 위험을 낮추기 위한 치료제"라며 "처방 전 자신의 체질량지수와 동반질환을 의료진과 확인하고, 치료 중에도 식사와 운동, 근육량 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