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개편] 지방분권·균형발전 논의 속 뒷전으로 밀린 '재정분권'

입력 2026-08-10 18:22:52 수정 2026-08-10 1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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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양 전환사업 재원 보전 연말 종료…"연장하라"
국가직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 여전히 지방 부담
주먹구구식 국비 매칭,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 '악영향'

지난달 9일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 매일신문 DB
지난달 9일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 매일신문 DB

이른바 '5극3특',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이재명표 지방분권, 균형발전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지방재정 개편 논의는 뒷전에 밀려 있다. 진정한 지방분권이 이뤄지려면 재정분권이 실현돼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지만 정부는 막대한 예산 편성권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 현실 속에 지방정부가 반발하며 악다구니를 쓰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전환사업 재원 일몰 연장해야"

올해 연말 일몰을 앞둔 지방이양 전환사업 재원 보전이 우선 재정재정 개편 논의의 뜨거운 감자로 거론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재정분권을 추진하며 지방소비세를 확대해주는 대신 다수 국고보조사업을 지방정부에 이양했다. 이렇게 전환된 사업은 농어촌 기반정비, 지방하천 정비, 방범 CCTV 운영,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등 주민 일상과 직결된 게 상당수다.

다만 정부는 안정적 전환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말까지 해당 사업비의 국비분을 한시적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

문제는 일몰 기한이 다가왔으나 지방정부의 열악한 재정 여건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이에 보전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우 재원 보전이 중단되면 당장 내년부터 전환사업비 4천428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본다. 경북도도 300억원 규모의 재원 부족이 예상된다고 한다. 지방소비세는 1인당 소비지출 등 소비지수가 중요해 광역시는 재원 증가가 기대되나 광역도는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여건으로 전해졌다.

국회에는 일몰 기한을 2029년 말(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안), 2030년 말(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 추가 연장하는 법안이 제출되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된 심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는 지방정부가?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현실도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가직 인건비는 중앙정부 몫인데 현실은 정반대"라면서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 대부분을 경기도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재정개편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도지사는 "인건비는 약 1조1천억원인데 중앙정부는 고작 800억원만 대줄 뿐이고 나머지 사업경비 약 4천억원도 중앙정부는 겨우 300억원을 대주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타 지방정부도 공감을 표한다. 지방 한 공무원은 "경기도는 여타 지자체보다 재정 여건이 나쁘지 않아 '풍요 속의 빈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면서도 "추 도지사가 제기한 소방공무원 인건비 문제는 타 지자체 모두 동일하게 겪고 있는 고충"이라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달성되고 있는가' 보고서에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도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비에 의존해 소방공무원 신분체계와 재정 부담 주체 간 불일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가 책임을 실질화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국비로 지원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 추진 사업에 지방비가 60%라니

국가 추진 정책에 과도한 지방비를 매칭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가 역점 시행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재 인구감소지역 등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이 시행 중으로, 시범사업지 주민에게 매월 1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이 지급된다. 당연히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비 지원은 40%에 그치고 있다.

지역의 한 공무원은 "국가가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인데 지방이 더 많은 60%를 부담해야 하니 납득이 되겠느냐"며 "적어도 국비를 60%로 높이고, 나머지 40%를 광역과 기초지자체 사이에서 알아서 편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여건에서 국비 매칭 사업의 주먹구구식 추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달 행정안전부 2025년 회계연도 결산을 분석한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국고보조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별 재정력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분담 비율 설정으로 지방비 부담의 불균형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조8천411억원이 집행된 대규모 보조 사업이었으나 지자체별 재정력을 감안한 보조율 차등 설정 노력이 미흡했다는 것.

당시 정부는 서울 70%, 그 외 지역은 80%라는 일률적 국고보조비율을 설정했는데 그 결과 대구 등 세입 규모가 낮으나 인구수가 많은 곳은 지방비 부담이 컸고, 세입 규모가 이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큰 도 지역은 지방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