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경찰관 가족 사건 별도 관리 없어
제척·회피 최근 6년간 77건뿐…사건문의 금지제도 실효성 논란
현직 경찰관의 가족이 피의자 또는 피혐의자인 사건이 전국에서 4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그동안 경찰관 가족이 사건 관계인인 사례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인다.
경찰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오는 9월부터 경찰관 가족 관련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가 수사하도록 하는 '상피제'를 시행할 계획이지만 뒤늦은 대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달 가족 사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117건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가족이 피의자·피혐의자인 사건은 45건, 피해자·고소·고발·진정인인 사건은 72건이었다.
가족 관계별로는 직계존속이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계비속 37건, 배우자 33건이었다. 이중 감찰 조사가 이뤄진 사건은 1건에 그쳤다.
특히 경찰은 '본인이나 친족 또는 지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거나 개입해 감찰받은 사례'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담당 경찰관이 자발적으로 제척·회피하지 않을 경우 가족 사건 여부를 조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실제 경찰관 제척·회피 건수는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7건으로 이번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가족 사건 117건보다 적은 규모다.
경찰 내부의 수사 개입을 막기 위한 기존 제도도 실효성 논란이 인다. 경찰은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직원 간 사건문의 금지제도'를 도입했다. 전·현직 경찰관이 사건 담당자에게 수사 상황을 묻거나 특정 방향의 처리를 요구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최근 대구에서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뺑소니 사건과 관련, 동료 경찰관이 담당 부서에 수사 정보를 문의하는 등 정황이 드러나 대구경찰청이 관련부서를 압수수색하는 등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위반 신고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8건이 접수됐고 징계로 이어진 것은 3건에 그쳤다.
경찰은 오는 9월 초부터 경찰관 본인이나 가족이 사건 관계인인 경우 해당 경찰관서가 사건을 맡지 않고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하는 '상피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경찰 내부 지침으로 시행한 뒤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상피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경찰과 가족관계가 얽힌 사건 확인 및 관리 방안과 사건 이송 경찰관서 기준 등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자발적 신고에만 의존할 경우 기존 제척·회피 제도와 같은 한계가 반복될 수 있다. 이송 수사관서 역시 근접도에 따라 관계성과 수사효율성이 저울질 됨에 따라 보다 명확한 근거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