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갤럽(8월 10~11일 조사) 44%, 조원C&I(8월 8~10일 조사) 42.9%로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두 조사 외에 지난주 발표된 전화면접 방법이나 ARS 모든 조사에서 4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지지율은 지난 대선 득표율보다도 낮으며, 특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이다. 임기 2년 차에 레임덕 우려는 이른 감이 들지만 경고등이 켜진 것은 분명하다.
대통령 지지율은 왜 이렇게 하락했는가? 가장 큰 이유는 개혁 피로감이다. 현 정부 들어서 추진된 노란봉투법, 검찰 사법개혁 등이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의 경우 찬성 여론이 50%도 제대로 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비민주성까지 더해 반대가 더 늘어나는 화를 자초했다. 검찰 개혁도 막상 국민 여론은 검찰의 보충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62.5%(필요 없다 31.8%, 한길리서치-쿠키 8월 1~3일 조사)나 되었으나 강행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국민의 동의가 부족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밀어붙이면서 민주당은 '개혁'으로 국민에게 강요했다. 이쯤 되면 고대 중국 진나라 말 승상 조고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일컬었던 지록위마와 뭐가 다른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정치사회 개혁을 추진한 김영삼 정부에서는 70~80% 이상 찬성하는 개혁안들을 추진했지만 피로감이 쌓이고 싸여 임기 말에는 결국 한 자릿수 지지율까지 하락했었다. 이렇게 보면 국민 동의 50%도 채 넘지 못한 입법을 추진하면서 개혁이라 우기니 국민의 피로감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당청 관계다. 모든 정부는 집권 초 여당의 당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는 달랐다.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는 당청 관계를 배드 캅-굿 캅 역할 분담일 뿐 갈등 관계가 아니라 했지만, 지난 1년간 그렇게 생각한 국민은 얼마나 되었을까? 올 2월 한길리서치-쿠키 조사에서 당청 관계를 상호 협조적으로 보는 응답은 46.5%에 불과했다. 이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54.1%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청 관계가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이다. 집권 세력의 불안한 당청 관계는 대통령에게 발목에 채워진 납덩어리와 같았다.
세 번째는 이러다 보니 임기 초의 정치사회 개혁을 통해 지지층을 다지는 기회를 놓쳤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49.8% 득표는 당시 정당 지지율보다 높았다. 이는 달리 말해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가 더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바로 이들이 탈이념과 실용을 기대했던 뉴이재명 지지층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 동의도 부족한 이념적 입법을 개혁이라 밀어붙이면서 임기 초의 지지도 관리 기회를 놓쳤다.
마지막으로 임기 1년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다. 임기 초 한미 관계는 우려와 달리 현실주의적 실용주의로 극복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부동산과 주식 정책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커졌다. 대미 3,500억 불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호남 반도체 및 AI∙메가 프로젝트의 수천조 투자설은 임기 초에 잘 관리했던 한미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이러한 투자를 국가 재정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기업의 경영권 침해로 비칠 수 있다. 그만큼 우려를 키웠다.
대체로 5년제 대통령은 임기 초에는 정치사회 개혁, 중⋅후반은 경제에 집중한다. 현 정부는 그런 의미에서 임기 초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미 개혁 입법을 재개정할 수도 없고, 개혁이라 할 만한 정치사회 문제도 남아 있지 않다.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대표가 "민주당을 바꾸겠다.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라며 민생, 통합, 유능한 정당을 약속했다.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전과 같은 안정적이지 못한 당청 관계는 아닐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면 대통령의 발목에 채워졌던 족쇄는 풀려 지지율의 반등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40%대 중반 지지율은 임기 2년 차 국정 동력으로는 미흡하다. 하락세가 이어져 5%포인트(p)만 더 하락해도 30%대가 된다. 경고등이 아니라 레임덕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국민과의 허니문도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는 정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치사회 개혁보다 임기 초에 보여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국정의 성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