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광섭] 뻔한 공청회, 실종된 리더십

입력 2026-08-11 15:37:11 수정 2026-08-11 17: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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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상임대표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상임대표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상임대표

국방부는 오는 26일, 사관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공청회를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공지를 본 국민이라면, '어떻게 하면 미래 전쟁에 부합하는 사관학교를 만들 것인가'에 그 목적을 두고 참가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공지문 말미에는,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은,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위한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할 때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말대로라면, 공청회의 목적은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지, '왜 국군사관학교인가'에 대한 문제는 논외로 하겠다는 것이다. 주최 측과 참가자 측의 목적 자체가 평행선이다.

국방부는 애당초, '국군사관학교 창설'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합동성 강화니 하는 서당개 풍월'이나 읊으며, 사관학교 해체 작업을 해 왔다.

대다수 국민은, 여전히 '왜 국군사관학교냐'는 데 의문을 가지고 있고 이 의문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청회는 마땅히 여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은 육사를 쿠데타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그간 한 번도 응징을 하지 않아서 통합할 수밖에 없다고 그 속내를 드러냈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에 대한 국방부의 명분이 억지 논리로 일관되고, 국민에 대한 설득력이 없자, '논리가 무슨 소용이냐'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가세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육사는 계엄이나 쿠데타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장교 양성 기관일 뿐이다. 계엄은 고도의 정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오히려 육사 출신들은 정치의 희생양이었다는 분석이 훨씬 힘을 받고 있다.

지각 있는 국민들은 묻는다. 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이 그리 두려워서 각군의 전통을 허물고 그 맥을 끊으려 하는지, 정부 스스로 위험을 확대 재생산하여 시대착오적인 연좌제적 징벌을 가하고 헌법정신에 반하는 정치 보복을 하려는지, 국군사관학교라는 전혀 검증도 확신도 책임도 없는 오직 북한 김정은이나 좋아할 이 백해무익한 일을 벌이는지, 지금이라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

대통령은 육사 출신들이 장성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며 매우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였다. 과연 이게 대통령의 발언인지 많은 국민들은 귀를 의심하였을 것이다. 장교 인력 소요를 놓고 보면 기본적으로 육사는 장기 활용을 목적으로 선발하고, 3사나 학군, 학사 장교는 중단기 활용을 목적으로 선발한다. 군 생활 과정에서는 변수가 있을 수 있고 개인차가 존재하며, 출신별 안배 등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역차별 현상도 발생한다.

이 정부 들어 국방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이다. 45만 국군장병 모두의 어버이이다. 평소 군을 부자지병(父子之兵)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아버지가 자식을 대하듯 진정 아끼는 리더십이어야 생사를 오가는 전장을 극복할 수 있다.

사관학교 통폐합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이 결국 미래 전쟁에 대비하고, 군 발전을 위한 고뇌에 찬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한낱 졸장부와 같은 보복성 한풀이 정치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우리의 국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정치 보복에서 출발한 국군사관학교는 이미 오명으로 얼룩졌다. 결단코 답이 아니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이라는 데 집착하여 군의 전통을 허물고 안보의 근간을 흔든다면 과연 그 후과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말고 할 말은 하라는 게 소위 '국민주권정부' 아닌가. 정부의 언행일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