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밥상물가 비상… 농축산물 가격 고공행진

입력 2026-08-04 14:22:31 수정 2026-08-04 14: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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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금치·오이·당근 소매가 일제히 상승
달걀 1판 8천원대, 쇠고기 안심·등심도 급등
유럽·미국 기록적 폭염, 수입물가 영향 전망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모습. 연합뉴스

이란전쟁 여파로 유가, 환율이 오른 가운데 폭염이 본격화하며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상고온이 농작물 작황과 가축 사육이 타격을 받으면서 식량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고온+물가 상승)이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대구의 평균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당 1천980원으로 지난해(1천903원)보다 4.05% 올랐다. 오이는 10개당 1만4천700원으로 작년(1만1천995원)보다 22.55% 올랐고, 당근은 1㎏당 3천298원에서 4천95원으로 1년 새 24.17% 급등했다.

달걀은 한 판에 8천원대를 기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전날 대구의 달걀 30구 소비자가격은 평균 8천273원으로 작년(7천550원)보다 9.57% 올랐다. 쇠고기의 경우 안심 부위가 100g당 1만4천869원으로 1년 전보다 20.69%, 등심 부위는 1만1천203원으로 30.81% 각각 올라 상승세가 뚜렷했다.

폭염이 길어지면 고온에 취약한 채소류 생산이 줄어들고, 가축 피해가 커지면서 물가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가축·양식어류 피해 규모는 돼지·가금류 등 가축 49만3천497마리, 어류 20만683마리로 추산됐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올해 전례를 찾기 힘든 폭염이 발생하면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생긴 점도 수입품을 중심으로 국내 물가 수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 태평양 해수 온난화 강도에 따라 전 세계 식품 원자재 가격이 최대 15.8%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하반기까지 3% 안팎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경우 대구에서 전년 대비 2.5% 상승했고, 경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2.8%)을 웃돌았다. 농축산물 수요가 높아지는 추석(9월 25일) 연휴까지 물가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중동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며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는 석유류를 제외한 품목의 물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하반기 농축수산물 물가가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여건 악화로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5~3.0%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