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공급 부족, 지방은 미분양…'같은 처방'으론 양극화 못 푼다

입력 2026-08-04 14: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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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이어 공급대책도 수도권 집중 우려…지역별 정책 전환 요구
지방 미분양 전국의 72%…전문가 "금융·세제·공급 모두 차등 적용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이달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을 같은 잣대로 관리하는 정책으로는 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은 공급 부족과 집값 불안이, 지방은 미분양과 거래 침체가 핵심 문제인 만큼 지역별 여건에 맞춘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 논의는 수도권 공급 확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제에 이어 공급대책까지 수도권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지방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정경제부가 전날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도 같은 논란을 낳았다.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낮추고 다주택자 부담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지방에서는 수도권 시장 안정을 겨냥한 정책이 침체된 지역 부동산 시장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방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보다 수요 위축이 더 심각하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6월 주택 통계'을 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천464가구로 전월보다 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 미분양은 4만8천694가구로 전체의 72.2%를 차지했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지방에 더욱 집중됐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천786가구로 이 가운데 지방 물량이 2만5천91가구로 84.2%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의 자금 회수를 어렵게 해 지역 건설경기 침체는 물론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을 키우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대구경북 상황도 녹록지 않다. 대구의 6월 미분양 주택은 4천383가구로 전월보다 85가구 증가했고, 준공 후 미분양도 3천575가구로 187가구 늘었다. 경북은 미분양 증가 폭이 더욱 컸다. 6월 미분양은 5천284가구로 전달보다 1천5가구(23.5%) 증가했다. 이는 지방 전체 미분양 증가분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시장 격차가 커지는 만큼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에는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대책이 필요하지만 지방에는 인구 유입을 위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심 단계에서는 유동성 지원을 중심으로 공급자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위험 단계에서는 미분양주택 매입 등 수요자 지원 정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은 "은퇴자와 청년층 등이 지방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방 주택 취득에 대한 세 부담 완화와 대출 규제 개선 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서울의 초과 수요를 분산하고 지방의 주택시장 침체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방의 금융 규제를 지역 여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보다 낮은 주택가격과 소득 수준을 고려해 금융 규제를 차등 적용해야 실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기업 지방 이전과 연계한 주거 지원 등 인구 유입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