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차관 "최고가격 인하 등 정책 효과"
대구경북은 온도차, 경북 3.2%로 전국 상회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8개월 만에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오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석유류와 축산물 등 생활 밀접 품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 체감물가 부담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8개월 만에 하락…정부 "안정 대책 효과"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내린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은 2.8%로 집계됐다. 5월(3.1%)과 6월(3.2%) 이어졌던 3%대 상승세가 3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안정세를 나타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는 지난해보다 2.6%,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는 2.5% 각각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8개월 만에 하락했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3개월 만에 2%대로 완화됐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지원과 최고가격 인하 등 민생물가 안정 대책에 힘입어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7차 최고가격 인하 조치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3%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최근 유로존의 7월 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등의 영향으로 2.8%에서 2.9%로 높아진 것과 달리 국내 물가는 상승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류 상승세 둔화했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부담
물가 둔화에는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진정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5월(24.2%)과 6월(24.7%)에 비해 상승 폭은 크게 줄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한 데다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이 영향을 미치면서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류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12.6%, 경유가 21.5%, 등유가 20.5% 각각 올랐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물가는 지난해보다 3.7% 상승했다. 컴퓨터는 25.1%,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는 22.5%, 전기동력차는 6.2% 각각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올라 6월(3.2%)보다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축산물은 4.4% 상승하며 오름폭이 다소 줄었지만 국산 쇠고기(5.7%), 수입 쇠고기(8.7%), 쌀(7.9%), 달걀(7.5%) 등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소류는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배추(-18.4%), 시금치(-21.3%), 오이(-13.8%), 감자(-16.6%)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내렸다. 반면 폭염으로 생육 기간이 짧은 잎채소는 전달보다 크게 올랐다. 상추는 전월 대비 17.3%, 시금치는 42.8%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보다 2.6% 올랐다. 집세는 1.1% 상승했으며 서울·경기·울산·세종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개인서비스는 3.5%, 공공서비스는 1.4% 각각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라 6월(3.4%)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고, 신선식품지수는 2.3% 하락했다.
◆지역별 물가 온도차…정부 "추석 물가 안정 총력"
지역별로는 물가 흐름에 차이를 보였다. 대구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2.5% 올라 두 달 연속 이어졌던 2.8% 상승세보다 둔화됐다. 반면 경북은 3.2% 올라 전국 평균(2.8%)을 0.4%포인트 웃돌았다. 경유 가격은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3.6%, 23.3% 올라 전국 평균(21.5%)보다 높았고, 보험서비스료도 두 지역 모두 13.4% 상승했다. 반면 참외와 배, 배추, 수박 등 신선식품 가격은 큰 폭으로 내리면서 신선식품지수는 대구 1.9%, 경북 2.3% 각각 하락했다. 다만 두 지역 모두 교통 부문 물가가 지난해보다 7~9% 올라 가장 큰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이 차관은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지난해 통신비 일시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 폭염 등 이상기후, 식품 가격 상승 등 물가 상방 요인이 남아 있다"며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고 민생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 안정과 취약계층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