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의 교사] 현운석 교권법무팀장 "상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를"

입력 2026-08-0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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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침해 근절할 현실적인 대응 지침 부재
학교는 명확한 권한·책임 바탕 대응 역량 갖춰야

현운석 실천교육교사모임 교권법무팀장
현운석 실천교육교사모임 교권법무팀장

"동료들의 지혜를 모아 아픔을 딛고 일어설 때, 상처의 기록은 다시 교단에 설 용기와 성장의 서사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현운석 실천교육교사모임 교권법무팀장은 지난 2023년부터 아동학대 신고와 교권 침해, 악성 민원으로 피해를 겪은 교원들을 지원하며 다양한 회복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교권 추락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현장의 많은 교사들에게 지혜와 위로, 그리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줄 수 있는 지침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펴내게 된 계기는.

▶4년째 교권법무팀을 맡아오며 '아동학대 신고'를 극복하고 다시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마주했고, 그 아픔과 상처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기를 바랐다.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안내서가 되고, 또 다른 이에게는 깊은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

-교권침해 예방을 위한 기록이 교육 현장을 삭막하게 만들진 않을지.

▶학교와 교실이 신뢰와 교육적 원칙 대신 증거 수집과 방어에만 집중되는 모습은 분명 모두가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참된 교육적 관계와 교실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안전망조차 부실한 지금의 현실에서 객관적 기록마저 없다면, 교사는 교실 속에서 소신을 당당하게 펼치지 못한 채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피해는 온전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제도가 강화됐음에도 교사들의 체감도가 여전히 낮다.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근절할 만한 현실적인 대응 지침이 부재하다는 점, 피해 교원 보호와 회복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즉 여전히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사전 예방과 차단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가해 행위자에 대한 조치는 가벼운 반면 피해 교권이 받는 상처는 깊고 회복이 어렵다.

서이초 사건 이후 사후 대응과 사태 수습에만 집중한 나머지 근본적인 책임과 권한에 대한 논의가 부재했다.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한 예방과 차단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대응 역량을 갖춰 나가야 하는데 학교 현장은 지금도 형식적인 예방이나 문제 발생 후의 조치만 가능할 뿐, 실질적인 차단이나 해결의 권한이 미비하다.

-연대의 힘을 강조하고 있는데.

▶교육활동 침해를 겪는 교사들의 고통은 두려움과 불안, 절망에서 비롯되지만 이는 신속한 분석과 지원, 연대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겪은 일이 누군가 먼저 겪어낸 일이었음을 깨닫고, 안전한 대응과 회복의 사례를 접하면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 피해의 깊이는 얕아지고 회복의 시간은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