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수천명 찾는 달성공원 새벽시장…명물 되려면

입력 2026-08-03 14:55:34 수정 2026-08-03 15: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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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노점 200여개 설치…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인파
불법 도로 점용부터 새벽 소음으로 인한 주민 민원 많아
전문가 "평일 영업 제한하고 주말에 활성화하는 방향" 절충 나와

2일 오전 6시쯤 찾은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 달성공원 정문에서 태평로로 이어지는 약 600m 구간에는 노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오전 7시가 되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임재환 기자
2일 오전 6시쯤 찾은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 달성공원 정문에서 태평로로 이어지는 약 600m 구간에는 노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오전 7시가 되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임재환 기자

대구 달성공원 일대에서 30여년간 이어져 온 새벽시장이 지역의 명물로 이름을 알리는 한편, 불법 노점과 소음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먹거리와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새벽부터 몰려들며 매일 장날 같은 풍경이 연출되지만, 인근 주민들은 도로 점용과 소음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 명물로 거듭나는 새벽시장

2일 오전 6시쯤 찾은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 달성공원 정문에서 태평로로 이어지는 약 600m 구간에는 노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줄잡아 200개 가까이 되는 노점에서는 김밥과 국밥, 선짓국 등 간단한 먹거리부터 채소, 생활용품, 의류까지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었다.

달성공원 새벽시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채소를 판매하는 노점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현재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새벽 4~5시부터 노점상들이 도로변에 자리를 잡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 시간임에도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방문객만 1천명 이상으로 보일 정도였고 오전 7시가 가까워질수록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났다.

새벽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채소와 과일, 반찬류는 물론 생활용품까지 시중보다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 새벽부터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다는 것이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장날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달성공원을 대표하는 생활형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곳에서 15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A(60대) 씨는 "요즘은 더위 때문에 사람이 조금 줄어든 편"이라며 "봄이나 가을에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 도로 점용, 소음 주민 반발 거세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불법 노점 등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날 노점이 올라선 왕복 4천 도로는 상인들과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면서 차량 통행이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안전사고 우려도 컸다. 일부 장사 트럭이 물건을 싣고 내리기 위해 많은 인파 속을 지나가면서 시민들이 황급히 몸을 피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새벽시장 일대는 불법 노점상들이 장기간 영업을 이어오면서 주민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일부 취객들의 고성방가와 소음은 물론, 도로 점용과 교통 혼잡으로 인해 노점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2023년 6월에는 시장 뒤편에 1천500가구 규모의 달성 푸르지오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민 민원이 더 이어진다.

입주민 B(43) 씨는 "주말에는 늦잠이라도 자고 싶은데 새벽부터 술을 마시며 떠드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며 "불법 노점으로 인한 소음과 혼잡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개선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소 VS 민원 합의점 찾아야

전문가들은 주민들과 상인들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양측의 입장을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구청 관계자는 "오랜 기간 시장이 형성돼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고,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상인들도 있어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적으로 없애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민원은 항의 전화나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되면 처리하고 있으며, 수시로 현장 순찰도 실시하고 있다. 노점은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8시 30분,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해산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손님들도 도로에 진입해 있다 보니 안전을 위해서는 어떤 쪽으로 하면 좋을지 차차 변화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흥섭 경북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달성공원 새벽시장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구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자리 잡았고, 문화적 의미도 분명한 공간"이라며 "주민과 상인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에는 영업을 제한하고, 방문객이 몰리는 주말에만 운영하는 절충안을 마련한다면 인근 주민들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