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산단 최대 앵커기업 인수로 복귀
페놀 오염·공장 철수 악연 넘어 재입성
고용 승계·상생 로드맵이 새 과제
두산그룹이 2005년 두산전자 구미공장 폐쇄 이후 21년 만에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로 돌아온다. 소비재와 중공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반도체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구미 산단 최대 반도체 앵커기업인 SK실트론을 품었다는 점에서 지역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SK㈜는 지난달 31일 보유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2조3천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7개월 만에 타결된 대형 빅딜로 두산그룹 창립 130주년을 하루 앞두고 성사됐다.
이번 거래는 두산과 구미가 35년 넘게 이어온 엇갈린 관계를 다시 쓰는 사건이다. 두산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로 구미 지역사회와 큰 갈등을 빚었고 1998년 OB맥주 구미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2005년 두산전자 구미공장까지 철수했다. 이후 두산과 구미의 인연은 사실상 끊겼다.
그러나 21년 만에 두산은 세계 3위권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을 인수하며 구미 산단으로 복귀하게 됐다. 1983년 설립 이후 LG와 SK를 거친 SK실트론도 9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이번 재입성은 두산의 미래 성장축이 반도체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두산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와 전자소재 CCL을 생산하는 '두산전자BG'에 이어 전공정 원자재 제조사인 SK실트론까지 확보하며 반도체 밸류체인을 넓히게 됐다. 구미 산단은 두산 반도체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의 복귀에 지역사회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1년 4개월 넘게 이어진 매각 불확실성 속에서 현장 구성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와 지역 상생 방안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