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시장은 긴축(緊縮) 완화 신호로 보지 않았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연 5.21%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는 멈췄지만 시장금리는 더 강한 긴축을 요구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리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사이클에 들어섰다.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5월 2.5%까지 높아졌다. 가계부채는 증가세이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갈수록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지만 경기와 금융시장 충격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
그런데 정부의 경제 메시지는 사뭇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며 성장 속도를 강조하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 성장과 '대한민국 대도약'을 제시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에서 잠재성장률 3%, 세계 수출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내걸었다. 성장 청사진은 분명하지만 정책 목표가 경제 위기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성장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와 첨단산업 수출에 국한(局限)돼 있고, 내수 회복은 더디다. 수도권 집값은 다시 오르고,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와 금융 불균형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물가와 성장, 금융 안정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거듭 강조해 왔다. 그러나 중앙은행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성장의 과실(果實)은 정부 몫이고, 물가안정 책임은 중앙은행에 떠넘기는 정책으로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통화정책만으로는 금융 안정을 지킬 수 없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처럼 재정과 통화, 부동산을 아우르는 일관된 정책 조합이 필수다. 금리는 치솟고 세금 부담은 갈수록 커질 태세이고 주식마저 폭락해 한숨만 터져나오는데 경제성장률 3% 달성에 환호하며 박수 칠 국민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