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이야기(-2)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란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 도입을 논의하자는 목적에서 열린 토론회였다. 이 의원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오르는 국민이 더는 없어야 한다. 환자가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알 권리와 선택권으로 돌려놓겠다"며 토론회 목적을 알렸다.
토론 주제를 보자마자 눈을 의심했다. 그가 15살 때 의료사고로 평생 휠체어를 타게 된 장애인 출신 국회의원이기 때문이었다. 의료사고 피해자가 의사 집단을 상대로 복수극을 벌이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런 의심이 든 건 이 토론회의 목적이 좀처럼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1년에 발생하는 의료사고는 약 2천200건으로 사망자는 약 400명이다. 안타깝지만 숫자만 보자면 이는 주요 사망 원인 축에도 끼지 못하는 수치다. 교통사고만 치더라도 연평균 발생수는 19만3천건이고 사망자만 의료사고의 5배가 넘는 약 2천500명에 이른다. 교통사고 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발생 시키는 건 자살인데 한 해 1만5천명 정도가 하늘나라로 간다.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다. 국민이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에게 기대하는 건 가장 많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사망 원인 제거다. 그런데도 이 의원이 선택한 건 자신에게 상처를 준 직업군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실상의 선전포고였다.
누군가는 이번 토론회 목적을 두고 "주요 '사망' 원인 제거가 아니라 이 의원이 당한 의료사고 같은 '장애' 원인 제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 의원이 우선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은 '질환'에 따른 장애 원인 제거다. 장애 주요 발생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신경계 질환과 정신 질환, 감각기 질환 등 후천적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이 의원이 당한 후천적 '사고'다.
이렇듯 자명한데 무엇이 이 의원을 천둥벌거숭이로 만든지 난 알 턱이 없다. 그런데 하나 느낄 수 있었던 건 의사를 향한 이 의원의 적개심이 그 누구 보다 대단하다는 점이었다. 이 의원은 6개월 전 앞순번 국회의원의 자진사퇴로 비례대표직을 승계 받아 국회의원이 된 행운아다. 그에게 행운을 나눠준 사람은 다름 아닌 의사 출신 인요한 전 의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