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을 넘어 활용으로, "아시아 무형유산 미래, 안동에서 길을 찾다"

입력 2026-07-30 10: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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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민속학회 국제학술대회, 한국·중국·일본·몽골 등 5개국 연구자 참여
정책·활용·전통기술까지 폭넓게 논의…'공동체와 함께 살아야 무형유산'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 학술의 장이 안동에서 마련됐다.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무형유산 정책과 활용(Policies and Utilization of Intangible Heritage in East Asia)'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와 국립경국대학교가 공동 주최했으며,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몽골,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연구자들이 참여해 무형문화유산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협약 이후 각국이 추진해 온 보호 정책을 점검하고, 무형유산을 지역사회와 문화산업 속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 문화로 계승할 것인지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정연학 비교민속학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날 무형유산은 디지털 전환과 문화관광,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고 있다"며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이루면서 공동체 전승 기반을 지켜 나가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규리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사무총장 직무대행도 환영사를 통해 "무형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살아있는 문화"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과 지속 가능한 전승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 첫 번째 세션에서는 '동아시아 무형유산 정책'을 주제로 국가별 제도와 정책을 비교했다.

김용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한국 무형유산 정책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소개하며 국가유산체제 전환 이후 무형유산 정책의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가와무라 키요시 연구원은 일본의 무형민속문화재 보호 정책을, 중국 베이징사범대학 탕루루 교수는 문화생태보호구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정책을 발표했다.

몽골 문화체육관광청년부 촐몽 체렌도르지 국장은 몽골 무형문화유산 보호 체계와 국제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별 정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제시했다.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두 번째 세션에서는 무형유산의 활용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김형근 국립경국대학교 교수는 한국 무형유산 활용 정책과 지역 사례를 발표했고, 중국 원난대학 장두어 교수는 장소성과 무형유산의 관계를 조명했다.

일본 교토산업대학교 무라카미 타다요시 교수는 유네스코 등재 이후 일본 무형민속문화재 보호 정책의 변화를 설명했으며, 몽골 델게르마 수흐바트 교수는 유목문화가 SNS 등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계승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아데 트리아나 롤리타사리 교수와 고려대 신호림 교수는 AI 시대 설화의 현대적 해석 가능성을 발표하며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의 접목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마지막 세션에서는 전통기술을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계승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배영동 국립경국대학교 교수는 '문경한지장 제지기술의 전승과 활용'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전통기술은 단순히 과거의 기술을 보존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며, 지역의 문화와 산업, 교육을 연결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문경한지가 오랜 세월 장인의 경험과 지역의 자연환경이 결합해 형성된 복합적인 전통기술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이러한 기술의 가치는 생산기술 자체보다 장인과 공동체가 함께 이어온 전승 체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전통기술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기능보유자 중심의 보호를 넘어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콘텐츠, 문화관광, 지역산업을 연계한 활용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통기술이 지역 주민의 삶과 경제활동 속에서 계속 사용될 때 비로소 무형유산의 생명력도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경한지를 전통문화와 현대산업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이어 일본 도쿄문화재연구소 이마이시 미기와 연구원은 일본 전통기술 활용 사례를, 중국 베이징사범대학 캉리 교수는 리족 전통 직조기술의 전승과 변화를 발표하며 동아시아 각국의 전통기술 활용 사례를 비교했다.

참석자들은 전통기술이 문화산업과 관광, 교육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과 함께 공동체 기반 전승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함께 논의했다.

학술대회 기간 해외 연구자들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도산서원, 봉정사 등 안동의 세계유산을 답사하며 한국의 무형유산과 유형유산이 공존하는 문화 현장을 직접 살펴봤다.

한편,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국가별 무형유산 정책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문화가 지역사회와 산업, 교육, 관광 속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한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동아시아 연구자들은 무형유산의 미래는 '보존'과 '활용'이라는 두 축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데 있으며, 무엇보다 공동체의 지속적인 참여가 그 출발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
비교민속학회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안동에 있는 국립경국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교민속학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