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석민] 호남, 부메랑 효과

입력 2026-07-2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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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부메랑(Boomerang)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새나 작은 짐승을 사냥하는 데 사용하는 무기(武器)이다. 목표물을 향해 던지면 회전하면서 위쪽 날개와 아래쪽 날개에 흐르는 공기 속도가 달라져 양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불균형적인 힘과 회전하는 물체의 회전축이 바뀌는 자이로스코프 효과가 결합하면서, 부메랑은 원을 그리며 던진 사람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 때문에 경제·심리·환경 등 각 분야에서는 본래의 의도나 목적과는 반대로 행위자에게 오히려 불리하거나 부정적인 결과로 돌아오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부메랑 효과라고 부른다. 삼성전자 425조원, SK하이닉스 400조원 등 엄청난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발표되고, 2030년 양산(量産)을 목표로 한다면서 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가 입지로 낙점됐을 때, 한껏 들떴던 분위기가 크게 식어 가는 느낌이다.

어떤 지역이 산업화(産業化)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물(용수)과 전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최첨단 제품인 반도체는 안정적인 전력과 초순수 물을 필요로 한다. 호남 반도체는 우선 물 문제부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호남 지역에서 정부가 추진했다가 주민 반대 등으로 백지화한 용수 공급용 댐과 다목적 댐이 역대 6개로 확인됐다. 하루 69만t(톤) 규모로 호남 반도체의 하루 필요량 65만t을 넘어선다. 과거의 결정이 오늘과 내일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또 전국 태양광 설비의 3분의 1이 호남에 집중되어 있다.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이 안정적이지 않고 품질도 낮다.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원전(原電)은 분위기 탓에 뒷전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뒤늦게 원전 4기를 건설한다고 하지만,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호남 기반의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초래한 자충수(自充手)도 있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법, '더 센 상법' 등이 대표적이다. 당장 삼성전자 노조가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결정에 관여하겠다고 나섰다. 노조가 사업장 이전과 건설 등 경영권에 간섭할 수 있도록 한 장본인이 바로 민주당과 현 정권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인 셈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만이 호남 반도체의 꿈을 이룰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