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이직 완화하면 대구경북 제조업 '구인난 쇼크'…수도권·대기업 쏠림 심화

입력 2026-07-28 17: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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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산업단지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성서산업단지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의 이직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대구경북 제조업계는 "줄폐업이 불가피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수도권·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돼 지역 제조업체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해 최초 사업장 근무기간을 1~2년으로 하향 조정하고, 사업장 변경 요건과 권역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지역 제조업계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대구시의 '외국인 인력 고용·노동 실태조사'(2025년 기준)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의 98.2%가 제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공정을 익힐 무렵 임금과 복지 수준이 높은 대기업이나 수도권 업체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부품·기계·금속가공업은 숙련을 위해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기간이 필요해 일부 인력만 빠져나가도 생산계획과 납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중소기업의 74.5%가 사업장 변경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변경 요구의 71.4%는 입국 후 1년 이내 발생했으며, 3개월 이내 요구도 34.6%에 달했다. 비수도권 기업의 경우 3개월 이내 변경 요구 비율은 37.8%로 수도권보다 8.3%포인트(p) 더 높았다.

불법 브로커의 개입도 문제다. 일부 외국인 채용 플랫폼 등이 근로자와 기업을 사전에 연결하고 수수료를 챙기는가 하면, 구인 조건을 특정 근로자에게 맞춰 고용노동부의 알선 절차를 우회하는 사례도 있다. 업계는 사업장 변경 제한이 완화되면 브로커가 임금과 근무 조건을 비교하며 이직을 부추기는 행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근속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덕환 대구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단순한 인력 공급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장기근속과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