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삶을 버텨내는 현대인들의 '웃픈' 풍경…대구미술관 '심윤: 회색 극장'

입력 2026-07-28 14:40:19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2026 다티스트 선정 작가 전시
경쟁·갈등의 '조용한 전쟁' 치르는
동시대 다양한 인간 군상 기록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무대 위 조명이 켜진다. 셔츠를 미처 벗지도 못한 채 소파에 널브러진 직장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소파와 한 몸이 돼 손에 쥔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는 이 장면의 제목은 '삼위일체'.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가 이 장면의 주인공이 된다.

대구미술관 2·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열리고 있는 다티스트 선정 작가 심윤의 개인전 '회색 극장'은 이처럼 경쟁과 갈등, 불안과 피로, 희망과 무기력이 공존하는 동시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작가는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펼쳐 보이며, 우리 모두가 무대 위의 배우이자 관객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얘기한다.

전시는 연극의 구조를 차용해 프롤로그와 인터루드(막간극), 두 개의 액트, 피날레와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3전시실의 프롤로그에서는 '조용한 게르니카' 시리즈가 펼쳐진다. 황소와 말, 제복을 입은 인물, 방독면을 쓴 인물, 교복을 입은 소녀 등 오늘을 살아가는 여러 인물과 상징들을 기록했다. 이곳에서는 오늘날 사회에 스며든 보이지 않는 폭력과 긴장을 환기하는 '롱기누스의 창'과 '삼위일체' 작품도 볼 수 있다.

2전시실과 3전시실 사이 선큰가든은 전시의 흐름을 전환하는 인터루드 역할을 한다. 전시장으로 내리쬐는 자연광 아래, 로댕의 대형 조각 '지옥의 문'을 연상케 하는 작품 '천국의 문'이 자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천국과 지옥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보다 그 경계 위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를 붙들고 위태로운 균형을 이루는 인물들은 불안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희미한 가능성을 드러낸다.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심윤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2전시실의 '액트 1' 섹션에서는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역할, 도시와 시스템 속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는 대형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액트 2' 섹션은 사회적 압박과 긴장 속에서 서로 기대고 흔들리는 인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는 피날레를 장식하는 대형 회화 '조용한 게르니카'가 자리한다. 앞서 등장한 '조용한 게르니카' 시리즈에 등장한 인물을 비롯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하나의 화면에 응축했다. 맞은편의 에필로그에서는 갈등과 분열, 대립이라는 조용한 형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추며 마무리한다.

김정윤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하나의 무대로 펼쳐 보인다"며 "관람객들이 작품 속 풍경을 통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와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