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는데 어떡해요 그럼" 그럼에도 서울로 떠나는 TK 청년들

입력 2026-07-27 15: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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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TK청년들, 살기 팍팍해도 일자리·교육 기회 찾아 서울行
대구 수도권 순유출자 중 청년 비중 2005년 65.7→2025년 83.4%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경제 위축 가속화로 이어져" 우려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지난 2021년 지역 4년제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다 최근 지역으로 다시 돌아온 A(29) 씨. 그는 2년 반 정도 홀로 상경해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했다. 목표로 하는 시험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이 서울에만 있어서였다. 강남에서 자취를 하며 월세로만 매달 80만원이 나갔다.

A씨는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기에 서울에서 취업 준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월세와 생활비를 혼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컸고, 결국 다시 지역으로 내려오기로 한 데에도 경제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8년 전 공공기관 취업을 위해 서울로 떠난 B(33) 씨는 "대구에서는 지원할 곳이 많지 않아 한 곳 정도만 서류를 낸 반면 수도권에서는 최소 10곳에 지원할 수 있었고, 그중 한 곳에 합격했다"며 "서울에서 생활한 지 10년 가까이 됐다. 문화 등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가정까지 꾸린 만큼 지방 발령이 나지 않는 이상 고향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제약연구소에서 근무하는 C(38) 씨는 10년 전 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지역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은 뒤 연구기관을 찾아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대구에도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이 이제야 조성되고 있지만 KTX 접근성이 오송보다 떨어지고 제약업체들도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방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제약업체 미팅 등 출장을 가더라도 수도권에서는 반나절이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지만 대구 등 지방으로 오려면 최소 1박2일은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지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도 아예 취업은 수도권에서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수도권 이주를 통한 계층 이동 효과가 과거보다 크게 약화됐다고 분석했지만, 대구경북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은 오히려 청년층에 더욱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서울=성공 보증'도 옛말?

27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소개한 'OECD 한국경제보고서 2026'에 따르면, 지방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이주한 청년들은 지역에 남은 청년보다 절대소득은 높았지만 부모 세대보다 더 높은 경제적 지위에 오를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981~1990년생에서는 수도권 이주에 따른 계층 이동 효과가 더욱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상위권 대학 경쟁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 때문에 청년들은 계속 수도권으로 이동하지만, 최근 연구는 수도권 이주가 더는 과거와 같은 번영의 길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진입 기회 역시 부모의 경제력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지원이 사실상 필수적인데, 저소득 가정 청년일수록 수도권 대학과 일자리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OECD는 비수도권 청년들의 수도권 이동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벽으로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지목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주택 비율은 2012년 32%에서 지난해 7%로 급락했다.

◆TK 떠나는 청년 비율 증가추세

그럼에도 대구경북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으로 순유출되는 인구 가운데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날 매일신문이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구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순유출자 가운데 20~39세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65.7%에서 2025년 83.4%로 20년 새 17.7%포인트 증가했다. 2015년(91.0%)과 2023년(91.9%)에는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인구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청년층일 정도로 청년층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경북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수도권 순유출자 수는 4천228명이었지만 청년층 순유출자는 5천147명으로 전체 순유출 규모를 웃돌며 121.7%를 기록했다. 4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수도권→경북 순유입이 이뤄지면서 전체 순유출 규모(분모)가 줄었음에도, 청년층 유출(분자)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컸다는 의미다.

결국 대구와 경북 모두 수도권 순유출이 청년층에 집중되는 현상이 과거보다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수도권 집중이 심화할수록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지역경제 위축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OECD는 "수도권 이주가 더 이상 안정적인 계층 상승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지역에서도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는 물론 주거·교통·문화·디지털 인프라 등 정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