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 관세 종료 직전 새 관세 발효
정부 "한미 합의 준수"…과잉생산 관세 변수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60개국에 최종 확정했다. 한국은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합산해 사실상 최소 12.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2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문제 삼은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60개 경제권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을 최종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한시적으로 시행해온 글로벌 10% 관세가 종료되기 불과 7시간 전 나왔다.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기존 관세가 끝나자마자 새 관세체계로 넘어간 셈이다.
한국은 일본, 스위스와 함께 1그룹으로 분류됐다. 이 그룹 국가는 기존 MFN 관세율이 12.5% 미만인 품목의 경우 301조 관세를 더해 총 관세율을 12.5%로 맞춘다. MFN 관세율이 12.5% 이상인 품목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국 제품에는 최소 12.5%의 관세율이 적용되는 구조다. 다만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과 일부 원자재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새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0시 1분부터 발효됐다.
이번 조치는 60개 경제권을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제도 운영 여부와 기존 무역합의 등을 기준으로 4개 그룹으로 재분류해 차등 적용한 결과다.
유럽연합(EU)과 대만은 2그룹으로 분류돼 MFN 관세가 10% 미만인 품목은 301조 관세를 더해 총 10%를 적용받고, 10% 이상인 품목은 기존 관세율을 유지한다. 캐나다, 멕시코, 영국, 인도 등 17개 경제권은 기존 MFN 관세에 10%의 301조 관세가 추가된다. 이 가운데 인도, 스리랑카, 온두라스, 요르단, 트리니다드토바고 등 5개 경제권은 애초 예고됐던 12.5% 적용 대상에서 10% 적용 대상으로 조정됐다. 중국, 브라질 등 나머지 38개 경제권에는 기존 MFN 관세에 12.5%의 301조 관세가 추가된다.
정부는 이번 최종 발표로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글로벌 10% 관세 종료 이후 이어졌던 관세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이 기존 한미 무역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과잉생산 분야에 대한 별도의 301조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전체 관세율이 15%를 넘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이 예고했던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강제노동 관세와 향후 확정될 과잉생산 관세를 합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넘어서면 기존 합의보다 불리한 결과가 되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최종 발표를 앞두고 미국 측과 잇달아 고위급 협의를 벌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2~23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했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두 차례 만남에서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분야 301조 관세를 합산하더라도 기존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총 관세율이 1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부는 미국 측도 기존 무역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관건은 과잉생산 분야 301조 관세의 수준이다.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각국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최종 관세율이 기존 한미 합의 수준인 15%를 넘지 않을지가 앞으로 한미 통상 협상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