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욱의 대구문화 오디세이] 한국대표 산업형 문화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

입력 2026-07-24 14: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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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치맥페스티벌 모습.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대구치맥페스티벌 모습.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해마다 여름이면 대구를 뜨겁게 달구는 상징적 축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구치맥페스티벌'이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치킨과 맥주'를 테마로 한 국내 최초, 최대의 축제이다. 2013년에 처음 개최되었고, 매년 국내외에서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형 축제이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대구의 명품자원인 치킨산업과 역사를 홍보함과 동시에, 문화적 개성을 덧붙임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축제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관광축제로 지정하였고, 2026년부터는 글로벌 예비축제로 지정되었다.

대구치맥페스티벌 모습.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대구치맥페스티벌 모습.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치맥페스티벌은 왜 대구에서 개최되는 것일까? 대구는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 치킨산업의 중심지였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수많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구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6․25전쟁 이후 형성된 지역의 닭 산업 기반이 자리하고 있다. 전쟁 이후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국민들이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닭을 섭취하면서 양계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6.25전쟁 이후 대구 황금동 일대는 산란계 사육 농장과 부화장, 도계장 등이 집적된 양계산업의 핵심 거점이었다.

1960년대 이후 미국으로부터의 원종 수입과 사료산업의 성장으로 계란과 닭고기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대구는 자연스럽게 '닭의 도시'로 변해 갔다. 1970년대 이후 국가경제의 성장과 국민소득 향상으로 닭고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다양한 닭고기식품의 개발과 외식산업의 발달이 이어지면서 치킨산업은 황금기를 맞았다. 칠성시장과 평화시장, 번개시장과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에서는 바삭하게 튀긴 닭을 조각내어 소금에 찍어 먹는 제품들이 활발하게 판매되었고, 마늘간장 소스를 활용한 새로운 조리법도 등장하면서 대구만의 특화된 치킨 문화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 동구청 제공
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 동구청 제공

놀랍게도 당시 국내 양계장의 80%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했다. 당시 양계업은 대구경북의 주요 산업이었다. 1980년대 초반, 대구는 전국적인 규모의 신기 부화장 1개소와 도계장 4개소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닭 사육 규모를 자랑하며 양계산업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우리나라 최초 양념치킨 브랜드인 '맥시칸치킨'의 출발지도 대구이다. 양념통닭의 역사는 1978년 대구 효목동의 7㎡ 남짓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맥시칸치킨은 양념 소스와 마르네이드 염지방법, 닭고기 TV광고 등을 혁신적으로 시도하고, 자동튀김기 국산화 등을 도입하며 전국 1천780개소의 점포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신화를 만들었다.

이후 맥시칸치킨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대구 지역을 연고로 한 많은 프랜차이즈가 태동했다. 교촌치킨, 땅땅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처갓집양념통닭, 스모프치킨, 멕시카나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전국적 브랜드들이 성장하며 대구는 치킨 프랜차이즈 문화의 상징적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또 대구에는 대구 치킨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있다. 닭똥집 골목은 닭 부산물을 활용해 만든 독특한 음식문화를 보여주는데, 이 독특한 음식문화로 골목을 형성할 정도로 대구의 치킨 문화는 엄청난 역사성, 다양성, 대중성을 자랑한다.

치맥리더스.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치맥리더스.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아울러 대구 지역 고유의 개성을 가진 수제맥주 시장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구는 '치킨과 맥주'라는 가장 대중적인 조합을 가장 문화적으로 풀어내는 도시가 되었다. 이처럼 치맥페스티벌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난 축제가 아니라, 대구가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산업과 생활문화의 결과물이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산업·문화적 기반 위에서 단순한 음식축제를 넘어, 치킨과 맥주를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대중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치맥은 단순한 음주문화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네트워크이다. 대구는 치킨 산업의 역사성과 한류 기반의 치맥 문화를 결합하여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도시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분명히 큰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대중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는, 확실한 주제(Theme)를 가진다. 대구치맥페스티벌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대표적인 축제로 독일의 '뮌헨 옥토버페스트'(Octoberfest)를 들 수 있다. 두 축제는 지역 특화자원을 테마로 하여 문화적 이벤트와 접목하여 특화된 '산업형 문화관광축제'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대구치맥페스티벌 이미지.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대구치맥페스티벌 이미지. 대구치맥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민간단체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무대 중심의 관람에서 벗어나 관람객들이 직접 즐기며 느낄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회용 물품 사용 자제나 친환경 투명컵과 종이봉투 사용 등 환경친화적 축제를 지향한다. 또한 치맥열차 운영 등 국내외 관광객 대상 맞춤형 상품, 주변 이웃을 돌아보는 사랑의 치킨 나눔활동을 전개한다. 지역기업과 함께 하는 비즈니스 라운지 등도 대구치맥페스티벌만의 차별화된 풍경을 만드는데 일조해 왔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특히 3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 속에서 국내외 100여 개의 치킨․맥주업체와 200여 개의 부스가 참여한다. 매년 100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참여업체나 참가자 수에서 압도적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 비율도 높아지면서 단순한 지역축제를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K-Food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때 대구치맥페스티벌이 개최되는 인근지역의 치킨업계 종사자들이 매출에 타격을 받지 않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분석에 의하면 치맥페스티벌 개최기간 동안 인근지역 치킨 업종의 일평균 매출액은 우려와 달리 오히려 증가해 매출 촉진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도시경제 전체를 움직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또한 대구시는 2030 청년 세대의 수요을 반영하기 위해 청년 조직인 '치맥 리더스'와 자원봉사단 '치맥 프랜즈'를 운영하고 있다. 치맥 리더스는 단순한 홍보대사나 행사 도우미 수준이 아니라 기획과 실행, 홍보에 직접 참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치맥페스티벌을 이끌어가는 청년조직이다.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축제 전문조직을 통하여 축제 준비와 계획, 홍보, 운영 등 전 과정에 매뉴얼을 구축하여 합리적인 운영 체계로 축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앞으로는 대구의 닭산업과 치킨 역사 등을 스토리텔링화하여 축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치맥페스티벌을 산업과 문화, 여가와 관광을 아우르는 100년 축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치맥은 이제 음식이 아니라 대구라는 도시를 설명하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대구는 물론 대한민국 축제 지형도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겨야 한다. 도시브랜드 제고와 시민 화합,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매우 의미 있는 사회․문화․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향후 치밀한 준비와 실행으로 많은 축제 중 하나 즉 'One of them'이 아닌 국내 유일의 최고 축제, 'The Best One'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