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이호준] 이색 교도소

입력 2026-07-2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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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거대한 담장에 촘촘한 철조망, 무표정한 교도관과 육중(肉重)한 철문. '교도소'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다. 알 카포네가 갇혔던 알카트라즈, '깨끗한 지옥'으로 유명한 ADX 플로렌스 등은 이미 잘 알려진 교도소다. 여기에 악명을 떨칠 후보 하나가 더 늘었다.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케치오트 교도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교도소는 '하마스 조직원 수감 특별 구역' 둘레에 길이 170m의 해자(垓子)를 파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황당한 건 탈옥을 막는다며 그 안에 나일악어를 풀겠다는 것이다. 이를 주도한 이는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이 공사를 위해 101억원을 배정했고, 나일악어의 법적 분류까지 바꿔 실행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악명 높은 곳 말고도 세계 곳곳엔 이색(異色) 교도소들이 적잖다. 노르웨이 오슬로 앞바다의 작은 섬 바스토위에는 담장도, 철창도, 무장 경비도 없는 교도소가 있다. 이곳에 수감된 살인·강간·마약 범죄자들은 목조 오두막에서 지내며 유기농 농장을 직접 경작하고 말을 타거나 낚시도 한다. 겨울엔 스키까지 즐긴다. 오스트리아의 레오벤 법무센터는 얼핏 보면 미술관 같다. 유리 외벽으로 자연광이 가득 들어오고, 복도엔 미술 작품과 빈티지 가구가 놓여 있다. 수감자들이 자발적으로 "있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란후에스 교도소엔 세계 유일의 '가족 전용 셀'이 있다. 수감자가 배우자·어린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곳이다. 아기 침대와 디즈니 캐릭터 벽지, 어린이 놀이터와 탁아소 등이 있다. 아이가 만 3세가 되면 퇴실해야 한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한복판에 있는 산 페드로 교도소 내부는 수감자 자치로 운영된다. 입소(入所)하면 다른 수감자에게 방을 사거나 월세를 내야 한다. 단칸방부터 3층 구조에 자쿠지 욕조가 딸린 '펜트하우스'급 고급 방까지 거래된다. 영국 버킹엄셔의 그렌던 교도소도 동마다 자체 헌장이 있고, 수감자가 직접 투표로 '의장'을 뽑는다.

교도소 풍경은 나라, 시대마다 이렇게 다르다. 누구는 악어 해자에 둘러싸일 판이고, 누구는 교도소에서 스키도 탄다. 벤그비르 장관이 실제로 해자에 악어를 풀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