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태 지음/ 학이사 펴냄
'종'은 시대의 정신과 문화, 종교, 예술이 담긴 기록물이다. 경북대 의대 명예교수이자 종 수집가인 이재태 작가가 30여 년간 세계 각국에서 모은 종을 통해 인류 문명을 들여다본 '세계의 종 이야기'를 출간했다.
책은 저자가 1991년부터 수집한 1만여 점의 종 가운데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깊은 종을 선별해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웨딩종과 초기 구급차에 달려 있던 황동종, 세계대전 당시 공출 위기를 겪은 범종, 영화 검은 사제들과 검은 수녀들에 등장한 복음전도사 종 등 시대와 재료, 쓰임새가 각기 다른 종을 통해 세계사의 한 장면을 펼쳐 보인다.
고대 중국과 3000년 전 바빌론 유물, 성경에도 등장하는 종은 인류의 삶과 함께 발전해 왔으며, 종을 만든 장인들은 당대의 역사와 이상을 종에 새겨 넣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교회와 사찰을 넘어 학교와 병원, 소방서, 가정으로 사용 범위가 넓어지며 일상의 소리로 자리 잡았다.
종 하나에 담긴 역사와 사회상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공예품이 시대를 증언하는 기록물임을 실감하게 된다. 저자는 "종소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소통"이라며 종소리를 통해 평화와 사랑, 인간의 삶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288쪽, 2만8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