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KAIST·ETRI 공동연구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위험 낮출 새 기술 개발

입력 2026-07-21 15: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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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원인인 산소 발생 억제 원리 규명
대형 배터리 관통 시험서도 화재·폭발 없이 안전성 입증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 게재

ETRI 이명주 박사
ETRI 이명주 박사
KAIST 신욱선 연구원
KAIST 신욱선 연구원
KAIST 서동화 교수
KAIST 서동화 교수
경북대 오지민 교수.
경북대 오지민 교수.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전해질(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도록 돕는 액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화재 위험을 낮추면서도 배터리 성능과 수명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오지민 교수 연구팀은 KAIST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명주 박사팀과 공동으로 고성능 리튬이온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비가연성 전해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리튬이온전지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차까지 널리 사용되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은 만큼 화재와 '열폭주' 위험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열폭주는 배터리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고니켈 배터리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화재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연구팀은 기존 전해질에 널리 사용되는 첨가제(FEC)에 자체 개발한 난연 첨가제(P2PFS)를 최적 비율로 혼합해 성능 저하 없이 불이 거의 붙지 않는 전해질을 구현했다. 연소 시험에서는 발화 지속 시간이 기존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고,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고니켈(NCM955) 배터리를 반복 충·방전한 결과 200회 이상 급속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83% 이상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충전 과정에서 양극재가 방출하는 산소를 난연 첨가제가 안정적인 물질로 바꿔 화재 가능성을 낮추는 원리도 규명했다. 또 기존 연구들이 주로 동전 크기의 소형 전지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것과 달리 실제 제품 규격인 1Ah급 파우치형 대형 배터리에서도 기술 효과를 입증했다. 750회 이상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85.2%를 유지했고,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를 못으로 관통시키는 시험에서도 화재나 폭발 없이 최고 온도가 49도 수준에 머물렀다.

오지민 교수는 "기존에는 성능을 높이면 안전성이 떨어지고, 안전성을 높이면 성능이 떨어지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두 가지를 동시에 확보했다"며 "대형 배터리에서도 안전성을 확인하고 계산 분석을 통해 안전성이 향상되는 원리까지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실제 전기차 배터리팩 단위의 안전성 검증과 상대적으로 비싼 난연 첨가제의 제조 비용을 낮추는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오 교수는 "상용화되면 전기차 화재 가능성을 낮추고 열폭주를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충돌 사고나 폭염 환경에서도 안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실제 전기차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 지난달 18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